[사설] 폭염피해 확산, 매뉴얼 만들어 대비해야

[사설] 폭염피해 확산, 매뉴얼 만들어 대비해야
  • 입력 : 2018. 07.27(금)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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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폭염·가뭄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콩 등 밭작물을 비롯해 광어양식장 등 수산물, 돼지·닭 등 축산물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비 소식도 없어 농작물 등 폭염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도 전역에 걸쳐 폭염특보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농경지에서 농작물이 말라가는 등 가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생육기에 접어든 콩은 마름현상이 나타나는 등 생육 속도가 눈에 띄게 더딘 실정이다. 파종을 앞둔 당근 생산농가들도 애태우기는 마찬가지다. 제주시 구좌읍 당근농가들은 보통 7월 말에서 8월 초에 파종하는데 비가 내리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양배추·브로콜리 등 월동채소 역시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파종이 쉽지 않아 농심은 이래저래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농작물 피해만이 아니다. 양식 광어 수만마리가 폐사하는 등 양식장도 폭염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25일 오전까지 한경면 용수리 소재 한 가두리양식장에서 광어 4만5000여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이 31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경지역 앞바다 수온이 광어양식장의 적정수온(20도)보다 훨씬 높은 25도를 넘기면서 가두리양식장의 수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지속적인 고수온 현상으로 폐사량이 점점 늘면서 하루에 1만5000마리가 폐사하는 등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가축 폐사도 속출하고 있다. 농협손해보험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도내 양돈농가 15곳에서 총 150마리 돼지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폐사 원인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미 2곳 농가의 돼지 38마리는 폭염으로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도내 한 양계 농가에서 닭 3000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폭염피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폭염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타지방은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병원을 찾는 온열질환자가 23일 현재 전국적으로 1303명에 이른다. 이로 인해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염피해가 사람은 물론 농·수·축산물 등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폭염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제주도가 지난 24일 단계별 가뭄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농작물이나 양식장 등에서 이미 폭염피해가 가시화된 후 손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분간 비 소식조차 기대하기 어려운만큼 보다 세밀한 현장 중심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서 폭염과 가뭄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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