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진의 한라시론] 제주 미식관광의 성공 가능성

[양용진의 한라시론] 제주 미식관광의 성공 가능성
  • 입력 : 2018. 07.26(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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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여년 사이 세계의 유명 관광지에서는 공통적으로 새로운 음식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관광 수익의 상당부분을 외식산업이 차지하고 '미식관광'이라는 신조어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을 만큼 관광과 음식의 상관관계는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이유로 세계 유명 관광지는 '미식관광'을 새로운 트랜드로 정착시키기 위해 'Food Festival'을 다투어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음식축제로는 싱가폴, 호주 멜번, 프랑스, 홍콩, 하와이 등 수없이 많은 미식 행사가 개최되고 있고 이들 행사는 짧게는 7~8년, 혹은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또한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전국적으로 음식과 관련한 행사가 줄잡아 80여 가지나 개최되고 있는데 이 모두 불과 10여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제주에서도 음식축제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 3년 전부터 매년 5월 개최되는 '제주 Food&Wine Festival'과 역시 3년 전부터 10월에 개최되는 '제주음식박람회'가 그것이다. 5월 행사는 도내 일원에서 제주도와 국내외 유명 쉐프들 20여명이 제주의 조리과 학생들과 협업을 통하여 제주산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맛보이는데 도민들 보다는 도외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주요 타겟으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0월 '제주음식박람회'는 제주시의 주관으로 한국외식업중앙회 제주시지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조직위원회가 주도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데 제주시민복지타운 광장에서 3일 동안 제주의 특산물을 이용한 요리경연과 맛집 운영, 식품산업전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 거리를 제공하는 행사이다.

필자는 두 행사 모두 나름대로 서서히 정착 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물론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연륜에 비해 축제의 품질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제주음식박람회는 첫 회부터 1회용품을 완전히 퇴출시켜 쓰레기 없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불법 노점상이 없는 축제로 다른 축제들과 차별성을 확보한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의 유명 요리 축제들과 비교 해 보면 그 이유가 확실하다. 외국의 유명 요리축제의 시발점을 보면 대부분 한 두가지 지협적인 행사를 그 기반으로 대부분 5~6년 이상을 지나 자리 잡은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하면 제주의 음식축제들은 불과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고 규모와 품질을 키워왔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과 참여의지가 약해 보인다는 점이다. 외식업계와 식품산업계의 무관심은 음식축제의 최고의 난관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제주는 전국 어느 지자체보다 앞서서 20여년 전에 향토음식축제를 개최했었다. 90년대 중반 제주향토음식축제를 개최하여 5년여간 행사를 진행했었는데 지방 정부의 예산 삭감과 외식업체들의 저조한 참가율 등의 이유로 결국 흐지부지 되어 버린 전례가 있다. 만약 그 축제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었다면 아마도 아시아권에서 가장 정통성을 인정받는 미식관광 상품이 되지 않았을까? 요즘 제주가 새롭게 각광받는 먹거리 천국으로 언론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미식관광의 가능성을 전국 어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곳이 현재의 제주이기 때문에 음식 축제에 도민과 관계자들의 좀 더 많은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며 결국 그 열매는 제주의 관광외식업계와 가공식품업계가 수확하게 될 것이고 제주의 지역경제를 살찌우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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