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가축도 지친다… 농가도 폭염과의 사투中

[현장르포] 가축도 지친다… 농가도 폭염과의 사투中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양계농가 가보니
쿨링패드 가동에 비타민 넣은 보양식도
"닭 체온 40도 넘어 찬공기 유입 필수"
  • 입력 : 2018. 07.25(수) 18:16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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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축산농가들이 가축 보호에 진땀을 빼고 있다. 25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의 양계농가 축사 내부 모습. 사진=손정경기자

전국 각 지역에서 연일 30도가 넘는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축산농가들이 폭염으로부터 가축을 보호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뜨겁게 달궈진 축사 온도를 낮추고 보양식까지 제공하며 폐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가축의 스트레스 줄이기에 열심이다.

25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의 한 양계농가. 5개 동에서 육계 10만 마리 이상을 사육하고 있는 한라CFN 계열농가의 허수봉(47) 대표는 "체온이 40도를 넘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체온조절이 어려운 닭을 키우는 농가는 온도조절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를 기해 실외온도가 36도까지 치솟자 이 농가에선 축사벽에 차가운 물을 흐르게 해 내부 온도를 낮추는 쿨링패드가 쉴 틈 없이 가동됐다. 또한 찬 바람이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1개 동에 14개씩 설치된 50인치 대형환풍기도 멈추지 않고 돌아갔다. 덕분에 축사 내부 온도는 실외온도에 비해 2도 정도 낮게 유지됐다.

쿨링패드는 축사 벽면에 붙은 종이패드로 시원한 물로 적셔주면 외부의 뜨거운 바람이 패드를 통과하며 시원하게 변하는 원리다. 에어컨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시설을 갖추지 않은 농가들의 경우 24시간 동안 대형선풍기와 안개 분무시설을 가동하고 축사 벽면에 수시로 찬물을 끼얹거나 지붕에 차광막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허수봉 대표가 쿨링패드를 살펴보고 있다. 손정경 기자



허 대표는 혹여나 닭들이 더위에 지칠까봐 비타민을 섞은 보양식까지도 챙기고 있다. 또 컨트롤박스에 사료와 물의 양, 사료배급시간도 꼼꼼히 입력해 착오없이 제때 정량의 사료를 먹일 수 있도록 조처했다.

허 대표는 "늙은 닭일수록 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폐사율도 그만큼 높다"며 "닭은 폐사 전 특별한 조짐을 보이는 게 아니라 갑자기 죽어버리기에 사육환경을 개선함은 물론 자주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가신청을 받아 행정에서 쿨링패드 설치 등에 대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사업내용을 알아보고 시기에 맞춰 지원을 받는다면 농가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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