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스님 숨은 딸 의혹 '엇갈리는 친모 증언'

설정스님 숨은 딸 의혹 '엇갈리는 친모 증언'
도현스님, 20년전 녹취록 공개…조계종 "당사자가 허위라고 밝힌 내용"
  • 입력 : 2018. 07.24(화) 18:40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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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게 숨겨진자녀가 있다는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설정 스님의 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전 모 씨는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전자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실을 완벽하게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전 모 씨의 친모인 김 모 씨의 증언이 주요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미국 하와이 무량사 주지인 도현 스님은 24일 설조 스님 단식농성장 인근 우정총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모 씨가 자신의 딸이 설정 스님의 자녀라고 주장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김 씨는 설정 스님과의 관계와 아이를 낳고 기른 과정 등을 진술했다.

 도현 스님은 약 20년 전인 1999년 1월 하와이에서 김 씨와의 대화를 녹음했으며, 녹음 사실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현 스님은 "설정 스님이 이 녹취를 들으시고 은처자 문제를 인정하고 사퇴하시길 바란다"며 "그것이 조계종을 살리고 종단의 위상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증언은 김 씨가 최근 조계종에 증언한 내용과 반대되는 내용이다.

 조계종은 지난 5월 전 모 씨가 설정 스님의 친자가 아니라는 내용의 김 모 씨 영상증언을 공개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논란이 되는 내용이 허위임을 밝히고자 김 씨를 만나 면담한 과정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김 씨는 "30여 년 전 저와 저의 딸에 관한 내용이 설정 스님과 연관지어 방송돼 너무 놀랐다"며 경북의 한 사찰에 거주하던 중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해 아이를 임신, 출산했으나 설정 스님의 친자는 아니라고 밝혔다.

 도현 스님의 기자회견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 대변인 일감 스님은 이날 입장문에서 "김 씨는 지난 5월 진실을 밝히는 영상을 법원에 제출했다"며 "1999년 당시 본인스스로가 심신이 매우 불안한 상황이었고 당시의 진정과 소송 등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밝히며 참회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종단은 당사자 스스로 허위라고 밝힌 내용을 새로운 것처럼 이제야 공개해 혼란을 부추기는 도현 스님과 그 배후 세력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조 스님의 단식이 이날로 35일째를 맞은 가운데 조계종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날 150여 비구니 스님이 종도들을 부끄럽게 하고 세간의 조롱에 원인이 된 설정 스님이 물러나고, 설조 스님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조계사 불교대학 학생회는 학칙 위반을 이유로 학생회장·부회장이 퇴학당한 데반발하며 조계종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더불어 불교계 외부 인사들이 조계종 집행부 비판 대열에 가세하면서 갈등은 더깊어지고 있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등은 지난 17일 불교계 시민단체 외에 진보연대, 전국교직원노조와 같은 시민사회단체·노동단체 등과 함께 '설조스님 살리기 국민행동 연석회의'를 구성했다.

 함세웅 신부, 이해동 목사,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 진보 진영 시민사회 원로를 주축으로 한 인사들은 '설조 스님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결성했다.

 이들은 조계종의 템플스테이, 사찰재난방재시스템 구축 사업 등에 대한 배임과 횡령 의혹 등에 대해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23일 시민사회 원로와 타종교인, 시민사회단체는 종단 내부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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