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 제주 해수욕장 '악취' 습격에 골치

연일 폭염… 제주 해수욕장 '악취' 습격에 골치
최근 들어 협재해수욕장서 악취 민원↑
무더위·저기압 상태 등 기상조건 원인
상인들 "비오고 습한 날 숨쉬기 힘들어"
  • 입력 : 2018. 07.23(월) 18:05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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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라도 좀 불면 괜찮은데 안개가 끼고 습한 날은 악취로 숨쉬기가 힘들 정도예요."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요즘 부쩍 악취가 심한 날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오후엔 그나마 견딜 만 한데 저녁이 되면 악취가 심해요. 도내 다른 관광지처럼 저녁장사가 활성화될 수가 없죠"라고 김씨는 덧붙였다. 또 다른 점포 상인도 "늘 조금씩 악취는 나는데 지난 주말엔 특히 더욱 심해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협재해수욕장. 입구로 들어서자 미미하게 풍겨오던 악취는 해수욕장 반대편으로 건너가자 더욱 심해졌다. 인접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서자 하수구 냄새까지 더해졌다. 대구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 커플은 "역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지만 불쾌한 냄새가 나는 건 사실"이라고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같은 날 제주특별자치도청 등에 따르면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며 한림읍에 밀집한 양돈농가의 악취가 최근 들어 해수욕장까지 퍼지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일주일 전쯤부터 제주시와 한림읍으로 해수욕장 악취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며 "이전에는 한림읍과 애월읍 양돈농가 밀집지역에서만 악취 민원이 접수됐는데 근처에 양돈농가도 없는 협재해수욕장에서 민원이 접수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지난 주말 협재해수욕장을 포함해 한림읍 일대에서 악취원인을 찾고 개선책을 찾기 위한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해수욕장까지 악취가 넓게 퍼진 이유로는 낮에 위쪽으로 모인 악취가 저녁시간대 더운 날씨와 저기압 상태 등의 영향으로 대기확산이 어려워지며 평상시보다 더 강하게 퍼진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는 악취관련 민원이 연이어 접수됨에 따라 한림읍 내 양돈농가 악취저감시설 점검 등 대책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편 제주시에 올해 들어 이달까지 접수된 협재리 내 악취관련 민원 접수건수는 36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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