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면하소서"…4·3 행방불명 희생자 진혼제 봉행

"영면하소서"…4·3 행방불명 희생자 진혼제 봉행
유가족 등 600여명 참석해 추모
  • 입력 : 2018. 07.21(토) 13:26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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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김필문 유족회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 회장대행,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등이 21일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석 위령제단에서 봉행된 제17회 제주4·3 행방불명 희생자 진혼제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4·3 당시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진혼제가 21일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석 위령제단에서 봉행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마련한 이날 진혼제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김희현 제주도의회 부의장,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김필문 유족회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 회장대행 등 기관·단체장과 유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진혼제는 진혼제례와 혼비무용단의 진혼무를 시작으로 헌화·분향, 경과보고, 주제사, 진혼사, 추도사, 추모시 낭송, 추모곡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시는 문혜형 유족회 영남위원회 운영위원이 제2회 학생4·3문예백일장 대상작인 '아들이 돌아왔다'를 낭송했고, 진혼제 말미 참석자들은 다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 안치환의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를 제창했다.

김필문 유족회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 회장대행은 주제사에서 "잔혹했던 4·3의 기억은 허무한 표석으로만 남아 있다. 참으로 원통하고 가슴 아프기 그지 없다"며 "국가 공권력의 겸허한 사과와 그에 부합하는 정당한 조치를 반드시 받아내겠다. 그것이 영령들의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해 4·3의 해결을 앞당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진혼사를 통해 "영령들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반드시 이뤄내 원통함과 억울함을 풀어드리겠다"며 "나아가 4·3의 숭고한 가치를 승화시켜 정의로운 평화와 인권의 시대를 펼쳐나감에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도 추도사에서 "4·3 행방불명 희생자에 대한 진정한 명예회복과 유족들의 한과 아픔을 치유하는 일에 더욱 세심히 노력하겠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시대적 대과업을 이뤄가는 데 4·3 정신이 중심가치가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제주4·3평화공원에는 4·3 당시 도내·외 곳곳에서 행방불명된 희생자 3896명의 개인 표석이 세워져 있다.

지난 10일부터는 제주국제공항에서 4·3 행방불명 희생자에 대한 유해 발굴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예산 문제로 중단된 이후 9년 만이다. 유해 발굴은 오는 11월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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