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지의 편집국 25시] 나쁘지 않은 '정회' 사태

[오은지의 편집국 25시] 나쁘지 않은 '정회' 사태
  • 입력 : 2018. 07.19(목)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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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파열음이 나왔다. 삐걱거리며 불안한 첫 걸음을 뗐다. '시즌 2'를 시작한 '이석문호'의 제주도교육청 첫 업무보고 이야기다.

제11대 제주도의회 '첫' 교육위원회가 구성되고 지난 13일 '첫' 회의가 열린 가운데 제주도교육청의 '첫' 업무보고가 진행됐다. 그런데 회의가 시작된지 약 40분만에 정회됐다. 2기 임기를 시작한 이석문 교육행정이 의회를 넘어 도민에게 고하는 '첫' 업무보고부터 파행을 빚은 것이다.

일단은 이석문 교육감의 눈치(?)를 보는 교육청 집행부의 '소신없는 답변'이 문제가 됐다. 교육위원회는 도교육청을 향해 지금까지 의회가 제안안 정책 불수용과 증액 예산 미집행 관행에 대한 변화, 그리고 집행부의 책임감을 주문했다. 특히 교육감이 "노(NO)"하더라도 집행부가 동의한 정책 변화와 예산 증액 집행을 소신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인지 의지를 물었다. 하지만 소신있는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의원들의 업무보고 '보이콧'이 요구됐고 강시백 위원장은 "교육감과 협의하고 답변하시라"며 정회를 선언했다. 교육감의 허락(?)을 받은 듯 회의 속개 후 집행부는 "앞으로 책임있는 답변을 하고 예산도 집행하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정회 사태'로 분명 교육청과 의회의 첫 단추는 잘못 꿰어졌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덕분에 교육청은 소통·변화할 것이고, 간부 공무원들은 책임있는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제 막 이석문 교육감의 '시즌 2'가 시작됐다. 시작이 반이다. 교육감이 앞으로 과연 지난 선거에서 쟁점·논란이 된 주요 교육 현안들, 고입제도·IB 교육 프로그램 등 새로운 교육정책 도입에 대한 도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교육감 스스로도 인정하는 '불통'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도민들의 가늠은 이미 시작됐다.

<오은지 교육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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