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만났던 제주독자들의 情느끼러 또 왔죠."

"2년전 만났던 제주독자들의 情느끼러 또 왔죠."
제주섬 동네책방 돌며 북콘서트 연 김탁환 작가
2년전 세월호 잠수사 소재 장편 '거짓말이다'이어
신작 '이토록 고고한 연예'로 조천·서귀포·애월行
  • 입력 : 2018. 07.18(수) 16:5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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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마이블루에서 열린 김탁환 작가의 '이토록 고고한 연예'북콘서트.

"2년전 만났던 제주독자들의 진정성과 따뜻한 정을 느끼러 또 왔어요."

17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에 둥지를 튼 '꽃서점' 디어마이블루를 찾은 김탁환 작가와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이들은 제주섬 동네 책방을 찾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형서점에서 북콘서트를 할 때와는 다른 독자들의 진성성, 그리고 정(情)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은 '김탁환의 전국제패 시즌 2'북콘서트 마지막 날이었고, 그 피날레는 제주 애월읍 바닷가 야외강연으로 이뤄졌다.

2년 전 처음 열렸던 '김탁환의 전국제패'는 당시 장편소설 '거짓말이다'출간 이후 전국 곳곳의 동네 책방을 돌며 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제주를 찾았던 이들은 올해에도 전국 10곳중 3곳을 제주섬 구석구석 동네책방으로 일정을 짰다. 그만큼 제주는 각별하다. 최근 제주에 서점이 많이 들어섰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는 곳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작은 책방지기들의 고민은 '얼마나 팔릴까'보다는 '얼마나 버틸까'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 책방에 '달문의 착한 기운'을 불어넣는 응원이 되지 않을까.

첫날인 15일 북콘서트가 열린 곳은 제주시 조천읍 '시인의 집'북카페였다. 손세실리아 시인이 운영하는 책방이 모처럼 청중으로 가득찼다. 이틀째 마련된 '돈키호테 북스'는 서귀포시 서호동 마을안에 자리잡은 동네책방이다. 샌드위치가게를 겸한 작은 책방을 찾은 이들은 김 작가의 '이토록 고고한 연예'의 뒷 이야기를 듣고, 묻고, 감동했다.

마지막 일정은 '꽃서점' 디어마이블루에서 오픈이벤트를 겸해 열렸다. 출판계에서 편집기획자로 오랫동안 일해온 권희진 디어마이블루 대표는 "내가 좋아하는 책을 팔려고 이곳에 '꽃서점'을 열게 됐다"며 "이번 북콘서트가 그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의 신작 '이토록 고고한 연애'는 한 시대를 풍미한 춤꾼이자 악사이고 재담꾼이었던 '달문'을 그린 작품이다. 가난한 이들 곁에서 평생을 춤추고 노래한 그의 고고한 생애를 담은 이 책은 세월호 참사 이후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 온 김탁환 작가가 4년간의 구상 끝에 완성한 역사소설.

달문은 연암 박지원의 '광문자전'의 주인공 '광문'의 또 다른 이름으로, 의로운 인품과 뛰어난 재주로 여러 사료에 기록된 인물이다. 김 작가는 매설가(소설가) 모독의 눈을 빌려 조선 시정세태와 달문의 휴머니즘을 현대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김 작가는 북토크에서 창작 과정 뿐 아니라 23년동안 수십편의 저서를 펴낸 뒷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김 작가는 "달문은 자신의 뛰어난 재주로 재물을 탐하지 않고 오로지 어려운 이들에게 헌신하며 살았다"며 "달문이라는 인물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만큼 단연코 이작품이 '인생작'"이라고 소개했다.

김 작가는 "어쩌면 촛불집회와 세월호 현장 등 거리에서 만났던 '한없이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달문'의 이야기는 맞닿아 있다"며 "지난 겨울 뜨거운 촛불의 발걸음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진심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장편을 계속 쓰는 것'과 '독자를 계속 만나고 함께 늙어가는 것'이 꿈"이라며 "독자들에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스스로 물음을 던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행했던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는 "이른바 '장르문학부흥회'를 올해 네번째 하고 있다"며 "홍대앞 지하강당, 강원도 폐교, 한강유람선까지 찾아가는 북콘서트를 하는 이유는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소설 속 주인공 달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울컥했다"며 "'북콘서트'에 처음 와봤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행복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김탁환 작가는 세월호 잠수사 고 김관홍의 이야기를 그린 '거짓말이다'를 통해 '세월호작가'로 불리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TV드라마나 영화로 많이 제작됐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나, 황진이(TV드라마 ‘황진이’>, <허균, 최후의 19일(TV드라마 ‘천둥소리’>, <열녀문의 비밀(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노서아 가비(영화 ’가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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