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 도립미술관 제주미술사 연구 어디쯤 왔나

[제주문화가 이슈&현장] 도립미술관 제주미술사 연구 어디쯤 왔나
제주미술사 정립 위한 미술관 체계 갖춰야
  • 입력 : 2018. 07.17(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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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미술사 관련 기획전 계획없이 들쭉날쭉 양상
지난해 제주 작가 탄생 100주년전도 소극적 운영
소장품 수집·관리할 전담 학예인력 배치 등 필요

2년전 부산시립미술관은 '부산미술사'의 대표 작품 찾기에 나섰다. 부산미술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부산·경남 출신이거나 연고가 있는 작고·현존 작가의 대표 작품을 공개 수집했다. 2018년 개관 20주년 기념전에 맞춰 부산미술사를 정리·복원하기 위한 작업으로 진행된 일이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이를 포함해 지난 3월부터 7월말까지 2부로 나눠 부산 근현대미술의 유산을 조명하는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이면 개관 10주년이 되는 제주도립미술관은 어떤가. '제주미술사 정립'을 미술관의 주요 목표로 정해놓았지만 적어도 기획전으로 드러나는 결실은 미미하다.

▶예정에 없던 제주미술사 관련 기획전 등장=지역 공립미술관의 역할 중 하나는 지역작가를 발굴하고 지역미술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일이다. 공립미술관을 중심으로 지역미술사 자료를 캐내고 다듬으며 한국미술사에서 소외되기 쉬운 지역미술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도립미술관은 '제주미술사'라는 큰 흐름 아래 기획전을 펼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개관 이래 지금까지 도립미술관에서 열린 제주미술사 관련 기획전을 보면 삼다이야기-바람(2010), 양창보 유작전(2011), 제주작가의 3인(김영철 김영숙 김남흥) 3색 이야기(2012), 삼다이야기(김방희 문창배 이창희)-돌(2014), 강요배전(2016), 강광전(2018) 등이 있다. 제주 원로·작고 작가나 청년 작가 전시가 들쭉날쭉하고 주제 역시 제주미술사 정립으로 모아지지 못하는 양상이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강광 초대전은 2018년 도립미술관 주요 업무계획에는 없었던 전시다. 제주미술사 정립과 관련한 기획전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제주미술제 통해 새로운 계기 만들 것"=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도립미술관에서는 탄생 100주년 기념 송영옥전이 열렸다. 송영옥은 제주 출신으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해 정착한 재일 1세대 작가다.

하지만 이 전시는 도립미술관이 기획을 맡은 게 아니라 광주시립미술관의 하정웅 컬렉션 순회전 형식으로 치러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립미술관이 제주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작가에 대한 조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도립미술관은 그동안 제주미술사와 관련한 작품을 꾸준히 수집해왔다. 올해도 제주미술사 등과 관련 도립미술관에 3억원의 작품 구입비가 배정됐다. 하지만 그에 따른 미술사 연구는 학예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답보 상태다. 다른 지역 공립미술관들이 지역미술에 무게를 두고 미술관의 정체성을 그려가려는 모습과 대조를 보인다.

이에대해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오는 11월 제주 미술계를 아우른 제주미술제가 미술관에서 개최될 예정인데 이를 통해 향후 제주미술사 정립을 위한 자료 수집과 미술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가 깊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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