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화내빈 제주관광, 내우외환 시달리다

[사설] 외화내빈 제주관광, 내우외환 시달리다
  • 입력 : 2018. 07.16(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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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이 내우외환의 상황을 맞고 있다. 온통 사방이 걱정거리뿐이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데다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서로 제살을 깎아먹고 있어서다. 한마디로 제주관광이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져 걱정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밝힌 '제주지역 관광객의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보면 제주관광이 심상치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관광수입은 5조6000억원으로 2016년(5조5000억원)에 비해 증가했다. 반면 관광수입의 총산출액에서 중간비용을 차감한 관광 부가가치는 지난해 1조6000억원으로 2016년(1조7000억원)보다 줄었다. 관광부가가치에 관광수입을 나눈 관광 부가가치율도 2015년 이후 감소세가 뚜렷하다. 관광 부가가치 감소는 온라인시장의 할인판매 급증, 동종업체간 과당경쟁 심화 등으로 관광객에 대한 마진율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관광객 1인당 부가가치도 감소하는 등 관광이 지역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

제주관광산업의 비중도 2015년까지는 농림어업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6년에는 농림어업(11.7%), 건설업(11.4%)에 이어 3위(11.1%)로 밀려났다. 지난해에는 10.0%로 하락하는 등 도내 핵심산업으로서의 위상이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제주 관광산업의 실질성장률도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되다가 지난해는 -6.1%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감소한데다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경영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제주방문 관광객에 의해 유발된 도내 관광산업 신규 고용은 908명으로 2015년(3637명)의 1/4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관광산업의 1인당 연평균 임금은 1680만원으로 건설업(394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조업(2420만원)에 비해서도 크게 낮았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관광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 뭣하는가. 그동안 관광객 수를 늘리는 '양적 성장'에 매달리면서 내실을 기하지 못한 탓이다. 겉모습은 화려한데 실익이 없는 외화내빈이 따로 없다. 제주관광이 잘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종사자들은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관광업이 호황이면 그 효과가 종사자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겉만 번드르르한 채 실속이 없으니 큰 문제다. 제주관광이 언제까지 이대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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