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희식의 하루를 시작하며] 민초들의 염원(念願)

[부희식의 하루를 시작하며] 민초들의 염원(念願)
  • 입력 : 2018. 07.11(수)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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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고,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온다. 이는 만고불변의 자연법칙이다. 정치에도 불변의 법칙이 있다.

어느 날 자공(子貢)이 정치에 대해서 공자께 여쭈었다. 공자 왈 "그것은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니라." 또 자공이 여쭈었다 "부득이 하나를 버린다면 셋 중에서 어느 것을 버려야 하나이까." 공자 왈 "병(兵)을 버려야 하느니라."

자공이 여쭈었다. "다시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둘 중에 어느 것을 버려야 하나이까". 공자 왈 "식(食)을 버려야 하느니라. 예로부터 백성들이 위정자를 믿지 않으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하게 되느니라."

우리는 이 대화 속에서 민무신불입(民無信不立)의 정치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판과 선거판은 믿음보다는 불신이 횡행(橫行)하여 위정자들이 말과 약속 그리고 행동을 믿을 수가 없으니 장차 나라꼴이 어떻게 되겠는가. 위정자들끼리 같은 문제를 놓고 이 방에서 한 말과 저 방에서 한 말이 다르고,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다르고 갑에게 한 말과 을에게 한 말이 달라서야 민초들은 어떻게 위정자를 믿고 따라갈 수 있겠는가.

이제 우리 정치판에서도 새바람이 불고 새물결이 흘러 들어와서 권모술수, 공작정치, 금권정치, 언론 플레이 등 정화되고 있지만 계속 씻어내는 문제와 과제를 안고 있다. 정직하고 선명하고 깨끗한 정치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때다.

모리배형 협잡형 같은 정치꾼들을 쫒아내고 행정은 행정 전문가에게 교육은 교육 전문가에게 정치는 지사(志士)적 위정자(爲政者)에게 맡겨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문가와 지사들은 현실을 보는 안목과 미래를 보는 안목을 견지한 사람이다. 그들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며, 공약도 함부로 남발하지 않고 한번 공약한 것은 꼭 지키면서 신뢰를 생명으로 여긴다.

도산(島山) 안창호 선생은 중국 상해에서 친구의 손주에게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려다가 일본 관헌(官憲)에게 붙잡혀 옥살이를 했다. 옥고를 치르고 난뒤 한 친구가 말했다. "어린아이와의 약속을 지키려다가 큰 일에 차질을 빚어서야 되겠는가." 도산의 답은 이랬다. "어린아이와의 약속도 약속이다. 작은 약속을 못지키는 사람은 큰 약속도 못 지킨다." 도산 선생같은 지사정신이 투철한 사람, 과학적인 경영 마인드를 가진 사람, 전문성을 지닌 사람에게 정치를 맡겨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대의적 지사형, 전문 경영인들도 꽤 많이 있다. 사람이 규법과 법질서와 예의 도덕을 지키는 것은 가슴속에 양심이 있고, 죄의식이 살아있어 수치심과 불안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심리적 매카니즘이다. 근래에 와서 이 매카니즘이 무너지고 있다. 죄를 짓고도 죄의식이 없고, 부끄러운 일을 하고도 수치스러움을 모르고, 범법행위를 저지르고도 불안해 할 줄 모른다면 불행한 세상이다.

또한 파렴치범으로 실형을 살고 나와서도 핍박받은 시대적인 양심수인 양 교묘한 언동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선량한 민초들을 현혹시키고 다닌다. 이제 선거는 다 끝났다. 당선자들은 제시된 공약을 유권자의 눈높이에서 다시 한 번 점검하고 협치와 합의를 통하여 타당성, 객관성, 공정성, 신뢰성 등이 담보되는 공약실천으로 민초들이 염원하는 자유민주주의가 조기에 정착되기를 바란다.

<부희식 제주교육사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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