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단절된 소통, '문화곳간'으로 잇는다

[동네방네]단절된 소통, '문화곳간'으로 잇는다
천년의 숨결 간직한 선비고을 '상가리'
  • 입력 : 2018. 07.10(화) 09:43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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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어진 농협창고를 '문화곳간'으로 조성해 주민들과 소통에 나서는 중산간 마을이 있다.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이장 변홍문)는 주민들이 문화전문가가 되어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해안가로부터 중산간 지역까지 길게 뻗은 형세로 곶자왈이 절반 이상으로 항상 맑은 공기와 청정 생태 공간을 제공하는 주민 800여명이 거주하는 아담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수려한 자연 경관과 함께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제주도 최초로 서학당이 설립된 곳으로 많은 문인과 인재들을 배출한 선비마을로 유서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도내 최고령 보호수인 '천년 팽나무'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이후 상가리는 귀농, 귀촌 붐이 일면서 큰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 100여명의 정착주민이 들어오면서 선주민과의 정서적 유대 관계와 함께 세대 간 소통이 단절되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마을 회관과 인접한 부지 내에 사용하고 있지 않던 농협창고 2동을 인수하여 2015년 문화곳간을 조성하게 되었는데, 1동은 문화작품 전시를 위한 갤러리로, 나머지는 서예, 도자기 체험 등 체험교실로 활용하고 있고, 곳간 앞 공터 및 무대는 문화 공연장과 각종 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당체험, 붓글씨 교실, 로봇 제작, 로컬푸드 요리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까지 찾는 문화 공간으로 탄생했다.

 특히 마을주민들은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나가자고 뜻을 모아 가장 먼저 마을전통을 배우고 문화활동을 통한 어울림과 화합을 이루기 위해 2016년에 문화기획팀을 발족하게 되었다.

 이렇게 발족한 문화기획팀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세대간 화합을 위한 마임프로그램 및 어린이 효행프로그램, 로컬푸드를 활용한 요리 경연대회 등 문화활동을 통한 주민 화합을 견인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하는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문화·복지 분야 장관상을 수상했다.

 변홍문 이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문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목표를 세우고 있고, '곳간을 열어라! 요리와 흥을 채워보자'등 다양한 문화 축제를 개최하고, 어르신 건강 프로그램과 함께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 생태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마을공터는 잔디공원으로 조성하여 공동체 활동 장소 및 로컬푸드 판매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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