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의 현장시선] 공공조달시장 진입, 대어가 될 코이를 꿈꾼다

[김현태의 현장시선] 공공조달시장 진입, 대어가 될 코이를 꿈꾼다
  • 입력 : 2018. 07.06(금)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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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조달시장은 중소기업에게는 기회의 장이다. 우리나라의 공공조달시장 규모는 123조원에 달하고, 5만여 공공기관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달청을 통해 납품된 중소기업 제품과 서비스 비중은 무려 80%에 달한다.

공공조달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은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상품을 등록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은 주로 상용화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 하더라도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품은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조달청은 그동안 공공조달시장에 상품을 등록하기 어려웠던 중소기업들을 위해 지난 2016년 10월 벤처·창업기업제품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벤처나라'를 구축했다. 기술과 품질이 우수하지만 공공조달시장 진입에 애로를 겪고 있는 신규 창업·벤처기업들이 별도의 납품실적이 없어도 자사 상품을 등록해 5만여 공공기관에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벤처나라 등록 상품은 산업통산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유관기관들이 추천한 상품을 대상으로 조달청의 최종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벤처나라를 통해 공급실적을 쌓은 제품들은 '다수공급자계약','우수조달물품' 등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경제 활동과 문화의 교류가 이뤄진다. 해외조달시장 규모는 약 6조달러(약 7000조원)로 추정돼 국내 조달시장의 약 60배에 이르는 거대한 기회의 장이다. 물론 해외조달시장으로의 진입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언어나 관세 장벽은 물론이고 그 곳의 국민정서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조달청은 2013년부터 해외조달시장 진출 유망기업(G-PAS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술력과 품질 등이 우수한 기업 중 해외조달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선정된 중소·중견업체를 G-PASS(Government Performance ASSured)기업으로 지정해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G-PASS 기업으로 지정되면 최장 8년까지 해외전시회와 바이어 상담회에 참가할 수 있고, 벤더 등록 및 입찰서 작성 지원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달에는 도내 향토기업이 조달청 G-PASS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제품은 조달청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되는 등 그동안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아 왔다. 앞으로 G-PASS기업 지정을 발판삼아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에 적극 진출할 예정이라고 하니 제주의 향토기업이 글로벌 브랜드가 되는 일도 머지않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내 우수기업들이 이러한 제도를 활용해 해외조달시장에 적극 진출했으면 한다.

'코이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비단잉어인 코이는 어항에서 기르면 피라미가 되고 강물에 놓아기르면 대어가 된다. 환경에 따라 잠재력과 가능성, 꿈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역량있는 도내 중소기업들이 공공조달시장의 구매력을 잘 활용해 어항속의 코이가 아닌 대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태 제주지방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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