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의 한라시론] 미국에서 시작된 무역전쟁과 북핵문제

[김장환의 한라시론] 미국에서 시작된 무역전쟁과 북핵문제
  • 입력 : 2018. 07.05(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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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제주포럼 특별강연(6월27일)에서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과 유럽연합이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은 또 재보복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며 "보복의 악순환으로 세계 교역량은 3분의 2까지 줄어들고 1950년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간 미중국간 보복관세 부과로 시작된 무역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 등장 이후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중간의 패권경쟁의 한 단면으로 비추어지는 경향도 있었지만, 미국의 무역전쟁은 한국을 포함, 무역적자를 보는 나라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편,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작으로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 3차례의 북중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비핵화문제가 논의되면서 한반도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급속하게 일어나고 있다. 금 번 제주포럼에서도 남북정상의 판문점선언(4월27일)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6월12일)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여러 세션에서 논의됐다.

각국 전문가 대부분은 북한의 비핵화와 동북아 정세안정이 순조롭게 정착되기를 희망했고, 북미정상간 합의한 비핵화 원칙은 구체화하는 과정이 아직 남아 있어 향후 몇 개월이 지나야 성공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했다. 비핵화는 아직도 분명치 않은 부분이 많지만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의 방북에 따른 북미간의 협상 진척에 따라 가시권내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미중을 포함해 일본과 유럽도 감세를 통해 경제를 발전시킴으로써 무역전쟁 속에서도 경기호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국제금융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출현하고 새로운 정책이 뿌리를 내리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우리가 해결해야할 과제는 우리 앞에 너무 많이 놓여있다.

그간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을 중시해오던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이후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함에 따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위주로 만들어진 세계교역질서가 혼란 속에 빠지고있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아진 한국으로서는 헤쳐 나가야 할 파고가 더 높아 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활용해 유럽(EU)처럼 다자간 무역체제도 구축해 나가야 한다.

무역전쟁의 먹구름과 하반기부터 경기 하강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원만히 진행되는 것이 남북한뿐만 아니라 미중을 비롯해 국제사회로부터 협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경제발전을 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북한 협력도 북한의 비핵화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고 유엔안보리의 제재조치가 완화되지 않으면 진전이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이 과거 중소 사이에서 줄다리기 외교를 하며 실리를 챙겨온 것과 같이 미중간의 전략적 경쟁을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중은 남중국해와 무역전쟁의 첨예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공동인식과 비핵화를 실현해야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으나, 미중간 무역전쟁과 남중국해 갈등이 격화될 경우 북핵문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어느 전문가의 지적도 그냥 지나치기가 꺼림직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제주포럼의 국제적 위상 제고처럼 북한의 비핵화와 새로운 동북아 안보구도를 마련할 수 있는 타협의 장소로 평화의 섬인 제주도가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면 좋겠다.

<김장환 전 광저우총영사·국제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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