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클린하우스 정착, 시민의식 없인 안된다

[사설] 클린하우스 정착, 시민의식 없인 안된다
  • 입력 : 2018. 07.04(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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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다. 시민들이 음식물쓰레기를 클린하우스에 설치된 전용 용기에 제대로 버리지 않아서다. 다른 쓰레기는 몰라도 음식물쓰레기는 잘 처리하지 않으면 악취가 풍긴다. 쓰레기를 배출해본 시민이라면 다 느낄 것이다. 음식물쓰레기에서 진동하는 냄새를 모르지 않을텐데 왜 그렇게 하는지. 시민의식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는 음식물쓰레기 저감과 도시미관 저해, 악취 등 각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음식물쓰레기 계량장비(RFID) 설치사업을 2014년부터 클린하우스로 확대했다. RFID는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면서 수거용기에 달려 있는 계량장치에 의해 무게가 자동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무게에 따라 수수료를 교통카드 등으로 납부하는 시스템이다.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에 대한 수수료는 일반가정의 경우 ㎏당 30원, 소형음식점 등은 ㎏당 51원, 다량배출사업장은 ㎏당 106원을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본보가 보도한 음식물쓰레기 배출 실태를 보면 가관이다. 한마디로 음식물쓰레기를 엉망으로 처리하고 있다. 지난 주말 클린하우스를 찾았던 고모(38·제주시 노형동)씨는 진동하는 악취에 인상을 찌푸려야 했다. 전용 용기 위로 무단투기된 음식물쓰레기 때문이었다. 고씨는 "여름철엔 무더위와 장마로 음식물의 부패가 빠르고 악취와 벌레가 쉽게 발생해 주민 불편이 크다"며 "수수료를 아끼겠다고 무단투기는 제발 안했으면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다른 클린하우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모(43·제주시 아라1동)씨도 "전용 용기가 꽉 차 있는 것도 아닌데 과일 껍질 등의 음식물쓰레기를 그 위에 올려놓고 가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강씨는 "비바람이 심한 날은 음식물쓰레기가 주변으로 날리면서 위생문제는 물론 미관상으로도 안좋다"고 꼬집었다. 음식물쓰레기로 인해 자칫 또다른 악취민원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물론 음식물쓰레기만이 문제가 아니다. 각종 쓰레기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클린하우스가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무분별하게 내다버리면서 난리다. 쓰레기 무단 배출과 대형 폐기물 불법투기 등으로 대부분의 클린하우스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린하우스마다 CCTV가 설치됐지만 소용이 없다. 쓰레기 분리배출이 얼마나 안되면 클린하우스에 도우미까지 배치하겠는가. 그렇다고 행정에서 다 관리할 수 없다. 무단투기자를 적발해 과태료를 물리는 것도 능사가 아니다. 쓰레기 분리배출 문제는 행정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시민들의 협조 없이는 안된다는 얘기다. 때문에 맑고 깨끗한 '청정제주'를 지키기 위해서는 시민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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