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의 월요논단] 공공성과 공공건축, 왜 중요한가

[김태일의 월요논단] 공공성과 공공건축, 왜 중요한가
  • 입력 : 2018. 07.02(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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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인구에 대한 도시계획 구역내 거주인구비율을 도시화율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약 90%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도시란 무엇인가? 도시에 대한 정의는 사회학, 경제적, 건축학, 그리고 도시학 등등 각각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하나의 집합체라는 점이다. 집합체인 도시에서는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삶이 혼재되어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공간에는 공(公)과 사(私)가 항상 이분법적인 대립적 구조로 존재하고 있다.

여기에는 삶의 방식과 견해의 차이, 가치관의 문제 혹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서로 불편한 경계와 다툼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가치, 공공(公共)에 주목하는 것이다. 여기에 공공이라는 단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공(公共)의 의미는 일반 사회의 여러 사람들과 정신적, 물질적으로 함께 하는 것을 말하며 사회적 의미를 갖는 것이다. 사회적 의미는 대중성을 갖는 것이며 함께 공유(共有)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대중성은 넓은 의미에서 공공성과 그 맥을 같이 하는 것이며 공존공생(共存共生)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것은 동일한 지역내에서 공동체적 의식의 형성과 자연스러운 인간적인 접촉을 통하여 상부상조의 장이 형성, 가능한 한 지역사회에 있어서 자립생활을 꾀하면서 적정수준의 생활을 보장하려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3의 영역으로의 공공성은 일종의 공(公)과 사(私)사이에 놓여지는 완충적인 기능, 성격을 갖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넓은 시야에서 본다면 너와 나의 삶의 완충적인 공간, 함께 살아가는 삶의 공유공간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공간가치를 담아내는 공공건축이다. 공공기관이 생산해 내는 건축물이 공공건축이 아니며 또한 공공건축은 대중에 대하여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과 유쾌함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가 갖는 다양성과 문화적 가치를 이해하여 대중의 생활행위를 수용하고 유발 시킬 수 있는 일종의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은 사회문화적인 존재로서 생각되어야 하는 필연성 때문에 건축물은 건축주의 소유가 아니며 지역의 역사와 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형성하는 공공재의 성격이 크다.

제주는 이른바 국제자유도시라는 다원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도시는 어떠한 형태로든 확장과 성장을 시기를 거쳐 왔고 건축 역시 다양성이 확산되어 왔다. 제법 도시다운 면모를 갖추어 왔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성장속에서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공공성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공원이나 광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있어도 파편처럼 분리되어 유기적이지 못하고 주요 문화예술공간은 도시외곽에 배치되어 있다. 이처럼 지역과 지역, 공간과 공간의 연결도 유기적이지 못하다. 도심속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보행공간 역시 그러하다. 제주시민회관의 철거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정책이나 신축을 검토하고 있는 제주시청사도 공공성과 공공건축에 대해서 신중하고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리고 공공임대주택 역시 공공건축의 기능 강화를 위해 공공성을 높이는 방안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선진도시에서 강조되고 있는 공공성과 공공건축의 흐름을 왜 제주에서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지방 선거가 끝나 지금 다시금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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