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난민 문제… 우리 과거 되새겨야"

강우일 주교 "난민 문제… 우리 과거 되새겨야"
  • 입력 : 2018. 06.30(토) 16:55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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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교황주일을 맞아 제주교구민에게 보내는 사목서한을 30일 발표하고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배척과 외면은 인간이 지녀야할 최소한의 도리를 거부하는 범죄"라고 밝혔다.

 강 주교는 "최근 예멘 내전으로 인한 난민 500여명이 제주에 들어와 많은 이들이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며 "정책 당국도 아직 뚜렷한 정책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런 난민들의 집단 수용은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며 추방을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 역사를 돌이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주교는 "우리 민족도 일제강점기에 땅을 뺏기고 집을 뺏긴 수많은 선조들이 아무 연고도 없는 만주로, 연해주로 정처 없이 떠나야 했다"며 "현재는 700만명에 달하는 우리 민족이 전 세계에 흩어져 다른 나라 사람들의 선의로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만약 다른 나라에 사는 우리 친척과 가족이 그 나라 국민에게 배척당하고 외면당해 내쫓긴다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분노하겠나"라고 강조했다.

 강우일 주교는 "이러한 우리가 우리를 찾아온 난민을 문전박대하면 무는 낯으로, 무슨 자격으로 하느님께 자비를 구할 수 있나"라면서 "이제는 우리 민족이 오늘의 지구촌 시대에 걸맞는 성숙한 세계시민의 품성과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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