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문 없이 살았던 제주가 왜 이렇게 됐나

[사설] 대문 없이 살았던 제주가 왜 이렇게 됐나
  • 입력 : 2018. 06.26(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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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무사증(무비자)제도의 도입 취지는 나무랄데 없다. 국제자유도시답게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문제는 무사증제도를 악용하는 폐해가 심각하다는데 있다. 단순히 급증하는 불법체류자 문제만이 아니다. 제주가 불법체류의 통로가 되면서 각종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도민사회의 불안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마치 제주가 외국인 범죄의 소굴처럼 비쳐질 정도다. 불법체류자를 이용해 취업을 알선하거나 무단이탈을 돕는 중국인들이 판치고 있다. 제주에서 중국인 불법체류자를 상대로 취업을 알선한 조선족 출신 60대가 25일 해경에 붙잡혔다. 불법체류자의 취업을 알선하고 1인당 30만원 가량의 소개비를 챙겼다.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들의 무단이탈을 도운 알선총책인 50대 중국인도 엊그제 경찰에 검거됐다. 이 중국인은 부하조직원 3명과 함께 중국인 7명으로부터 1인당 900만원씩 받고 다른 지방으로 이탈토록 도운 혐의다.

불법체류자를 둘러싼 이같은 범죄는 약과다. 최근에는 제주에서 중국인 간 살인 등 강력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제주시 연동 한 연립주택에서 30대 중국인이 같은 국적의 불법체류자에게 살해됐다. 이들은 건축공사장에서 일하다 임금체불 문제로 다투다가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22일에는 제주시 연동 소재 노래주점에서 불법체류 40대 중국인이 또 다른 불법체류 중국인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또 지난 3월 29일에는 서귀포시 한복판에서 중국인 불법체류자 7명이 흉기를 휘두르며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특히 제주에서 발생하는 외국인 범죄가 살인·폭력 등 날로 흉포화되고 있다. 사기 등 지능범죄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제주에서 일어난 외국인 범죄자 수가 644명에 달한다. 그만큼 외국인 범죄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무비자로 제주에 들어온 예멘인들이 대거 난민 신청을 하면서 또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고 제주의 치안상태가 좋은 것도 아니다. 살인·강도·폭력 등 강력범죄 발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그동안 불법체류자 문제에 뒷짐을 졌던 제주도가 급기야 '예멘 난민'이 물려들자 뒤늦게 나서는 모양이다. 이미 무사증의 부작용은 숱하게 불거졌다. 그런 신호를 무시한 결과가 바로 난민문제까지 불렀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좋고 인도적 차원의 난민을 돕는 것도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제주'다.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대문 없이 살았던 제주가 외국인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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