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숙의 현장시선] 제주 기업과 근로자의 가치를 높이려면

[최희숙의 현장시선] 제주 기업과 근로자의 가치를 높이려면
  • 입력 : 2018. 06.22(금)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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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 근로자의 지식·기술이 조직 성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명제는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적 기업환경 아래 그 중요성이 더 크게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자체적으로 교육훈련을 제공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특히 전문 교육인력이 없고 교육 훈련시설이나 장비 확보가 미진해 인적자원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다. 교육훈련 투자는 기업 규모에 따라 매우 상이하다. 고용노동부의 2015년 기업직업훈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직근로자의 연간 평균 집체훈련 시간과 교육훈련비는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은 18.7시간, 21만50000원인데 반해 300인 이상인 기업의 경우 35.4시간, 50만8000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우리 공단은 '전 국민의 평생고용 역량을 키우는 넘버원 인적자원개발 파트너'라는 비전 아래 중소기업과 근로자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훈련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제주지사장으로 부임한 필자는 제주 지역발전을 위해서 인적자원개발지원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고용현황 및 산업구조, 직업훈련시장을 들여다보면서 전국적으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공단의 지원사업을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걸 알게됐다.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명시된 직업능력개발사업을 위한 우선지원 대상은 상시 근로자수 기준 제조업은 500인 이하, 기타 업종에 따라 300인, 200인, 또는 100인 이하인 중소기업이다. 그런데 2018년 2월 기준 제주도 전체 고용보험 적용사업체 3만2994개 중 5인 미만 사업장이 2만4596개로 가장 비중이 높고 이어 5~9인 4457개 순으로 1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의 88% 차지하고 있다. 50인 미만 기업이 99%에 달한다. 또한 2015년 기준 15~64세 고용률은 72.2%로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월192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또 구인인원이 구직인원보다 많아 제주도 기업들이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제주도의경제상황은 전국 평균이나, 다른 지역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인적자원개발지원 사업도 전국적인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행히도 정부는 이런 지역별 차이를 인식하고 2013년부터 16개 시도지역에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를 설립해 운용하기 시작했다. 제주의 경우 2014년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발족된 후 매년 '제주지역 인력양성/훈련 수요공급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양성 및 향상훈련사업 기관을 선정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상공회의소, 한국산업인력공단을 비롯한 정부기관, 산업계와 학계 및 전문가로 구성되었으며, 지역고용 거버넌스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직업훈련 물량은 감소하고 있다. 또 영세하고 편중된 산업구조로 인해 산업계 수요에 신속하고 현장성 있는 직업훈련 운영이 어려운 점이 제주 고용시장의 문제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제주 특성에 맞는 정기·상시 수요조사로 맞춤형 교육훈련을 제공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지역 훈련수요를 충실히 반영해 훈련 참여율 높여야 할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는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이런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또 공단 자체사업으로 상시근로자 10인 이하의 영세기업에 지원이 가능한 사업주 훈련지원사업과 산업현장교수지원사업 등을 활용해 제주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제주의 기업들도 근로자의 인적자원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해 기업과 근로자의 가치가 함께 높아질 수 있도록 힘 써주기를 바란다. <최희숙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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