났다 하면 대형화재… FRP 선박 '대책없나'

났다 하면 대형화재… FRP 선박 '대책없나'
쉽게 불 붙고 유독 가스 발생 큰 인명피해 우려
제주 어선 97% FRP… 19일에도 낚싯배 전소
2013년 안전 기준 마련.. 이전 선박은 '무방비'
  • 입력 : 2018. 06.19(화) 16:2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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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4시45분쯤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11㎞ 해상에서 FRP 소재로 건조된 낚시어선 P호(9.77t)에서 화재가 발생해 P호가 전소돼 침몰됐다. 사진=제주해양경찰서 제공

제주 해상에서 선박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도내 대부분의 선박은 불이 잘 붙는 FRP(섬유강화플라스틱) 재질로 건조돼 화재 위험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오전 4시45분쯤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11㎞ 해상에서 도두 선적 낚시어선 P호(9.77t·승선원 7명)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기관실에서 시작된 화재는 불에 잘 타는 FRP 소재 때문에 순식간에 확대돼 배를 침몰시켰으며, 승선원 7명은 인근 해상을 지나던 유자망어선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해경 조사에서 P호 선장 김모(40)씨는 "불을 끄려고 했지만 빠른 시간에 기관실이 연기로 가득 차 진화를 포기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 4월 8일에도 제주 차귀도 남서쪽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여수선적 저인망어선 J호(39t·승선원 8명)에서 불이 나 선장과 선원 2명이 2도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도 종이상자가 넘어져 연통에 닿아 불이 난 작은 화재였지만, FRP와 접촉하면서 불길이 삽시간에 커져 인명 피해를 낸 사례다.

 FRP 재질은 전기 스파크 등 작은 불씨만 튀어도 쉽게 불이 붙고, 이후 연소가 확대되면 유독성 가스도 다량으로 배출한다. 이러한 FRP 재질로 건조된 선박은 제주도내 어선 중 97%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3년 9월부터 새롭게 건조하는 10t 미만의 모든 FRP 선박은 기관실 주위 벽에 불이 잘 붙지 않는 재료로 방열시공을 실시하도록 했다. 방열시공을 하면 불이 나더라도 약 20분 이상 화재 확산을 억제할 수 있어 진압과 탈출 시간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제주 어선 상당수는 2013년 이전에 건조된 것이 많아 화재에 무방비인 상태다.

 이에 대해 선박안전기술공단 관계자는 "2013년 이전에 건조된 FRP 선박의 경우에는 법적 근거가 없어 사실상의 개선 조치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3년(2015~2017년)간 제주에서 21건의 선박 화재가 발생했으며, 올해에는 5월 기준 7건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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