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적한 교육과제, ‘소통’에서 해결책 찾자

[사설] 산적한 교육과제, ‘소통’에서 해결책 찾자
  • 입력 : 2018. 06.15(금)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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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감선거는 불꽃튀는 싸움이었다. 양자대결로 치러진 교육감선거는 엎치락 뒤치락 피말리는 승부 끝에 이석문 후보가 당선됐다. 개표 초반에서 중반까지 김광수 후보에게 밀리면서 재선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당초 쉽게 이길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한편의 드라마를 방불케 했다. 이 당선인은 1%의 차이도 안나는 근소한 표차로 극적으로 승리했다. 팽팽한 초접전 끝에 수성한 이 당선인은 지난 4년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선 이 당선인의 재선은 정책보다는 현직 프리미엄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당공천과 특별한 이슈가 없는 교육감 선거는 상대적으로 도지사 등 다른 정치선거에 비해 관심이 적고 인지도가 낮아 '깜깜이 선거'로 통한다. 그래서 '현직 교육감'이란 타이틀이 인지도를 올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도지사선거 등과 달리 정당과 기호가 없어 얼굴 알리기에 현직 교육감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 덕을 봤다는 얘기다.

진보 성향의 후보라는 점도 도민들의 선택을 받는데 한몫을 했을 것이다. 전교조 제주지부장을 지낸 이 당선인은 도의회 교육의원에 이어 2014년 교육감선거에 도전해 제주교육의 수장자리를 거머쥐었다. 당시 다자구도로 펼쳐진 선거에서 제주지역 첫 '진보 교육감'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이번 선거 역시 제주교육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도민과 학부모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진보 성향의 후보가 대거 당선됐다.

때문에 이 당선인의 정책은 상대적으로 큰 공감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 교육감선거는 가뜩이나 도지사선거에 가려서 정책을 제대로 알릴 기회가 적었다. 그나마 토론회를 통해 이슈들이 부각됐지만 이 당선인의 핵심공약인 고입제도 문제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올해부터 폐지하기로 한 연합고사 존폐에 대한 논란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한라일보 등이 (주)리얼미터에 의뢰한 2차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입장만큼이나 극명하게 갈렸다. 고입선발제도 방향에 대해 52.3%가 '내신과 연합고사 5대5 반영', 19.5%가 '현행 100% 내신', 11.3%가 '100% 연합고사' 순으로 답했다.

그렇다면 이 당선인이 여러 유리한 상황에서 고전한 이유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 학교 현장의 급진적인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감을 표심으로 보여준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실례로 교장공모제만 하더라도 일선 학교에서 얼마나 말들이 많은가.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잡음이 빚어지고 있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 당선인이 소감에서 피력한 '소통'에서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지혜를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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