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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진의 한라시론] 유권자는 공정한가?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입력 : 2018. 06.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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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도지사 선거는 결과가 어떻든 간에 결코 아름답지 못한 기억들을 도민들에게 남겨 놓았다. 뻔한 정책과 공약들을 남발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상대 후보의 도덕적 결함을 찾아내기에 혈안이 되어 흠집 내기에 열중하는 모습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우리네 정치판의 민낯을 보여주는 행위들이었다.

도덕적 검증은 물론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그 도덕성에 대하여 여러 추측만으로 마치 불법적인 행위를 자행 한 것 같은 뉘앙스를 일부러 퍼뜨리는 것은 매우 졸렬하고 치사한 일이 아닐 수 없고 그러한 행위의 저변에는 유권자들을 단순하게 보고 일부러 자극하고자하는 저의가 깔려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노무현 정부 당시 인사청문회가 확대 되면서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도덕성 검증은 온 국민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온갖 비리와 불법행위를 들춰내 우리 정치판은 쓰레기로 뒤덮인 시궁창과 다름없음을 알게 된 이후 일면 부도덕함이 정치인의 덕목(?)처럼 느껴지기 까지 했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의 보수정권에서는 대부분의 각료와 구성원들이 도덕적 흠결이 넘치는 사람들이었음에도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요직에 앉아 권력을 주무르기도 했다. 그러한 정치판의 상황에 국민들은 보수 정치인들의 부패와 비리에 대하여 무감각 해 지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나타난 새 대통령은 유래 없는 청렴함과 도덕성을 보여주었고 새 정권은 스스로 엄격한 검증 기준을 제시하여 보수진영과 다른 모습을 보여 주려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진보 진영도 스스로의 기준에 의해 도덕적 흠결이 드러나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기도 했는데 과거 정권의 그것과 비교하면 그 경중의 차이는 확실했다. 다만 새 정권의 대통령에 버금가는 도덕성이 국민의 기대수준이 되어 버린 상황은 구성원들이 국민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새 정권의 약점이 된 셈이다.

6·13 지방 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양상으로 전개 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부정한 과거가 드러난 야권의 후보에게는 도덕성을 문제 삼지 않으며 새로운 검증을 받는 여권의 후보에게서 드러난 흠결은 필요 이상으로 부각되어 공약은 보이지 않고 뒷담화 꺼리로만 선거판이 점철되는 기현상이 선거판을 흔들었다.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정략적인 지지를 선택하는 유권자는 도덕성을 거론 할 자격이나 필요가 없다. 유럽이나 미국 등 우리보다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에게 요구하는 기준은 대부분 일정하다. 불법에 대해서는 사소하더라도 단호하게 처벌을 요구하지만 그렇지 않고 개인적인 일탈이라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상황은 문제 삼지 않는다. 물론 청교도적인 도덕성을 요구하는 유권자들도 당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추문은 추문으로 다루어 질 뿐 그것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그것이 선택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기준은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었느냐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개인의 소신에 따라 다양한 판단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합당한 일이다. 그러나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우리가 뽑아야 할 피선거권자에 대한 검증의 잣대는 과연 공정한가 생각해 보자. 그리고 공약의 현실성에 대하여 도덕성만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도 유권자들 스스로 반성 해 볼 일이다. 또한 선거 이후 여기저기 벌어진 상처들을 어떻게 보듬어 나갈 것인지도 다 같이 고민 해볼 일이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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