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감선거 핫이슈로 떠오른 고입제도

[사설] 교육감선거 핫이슈로 떠오른 고입제도
  • 입력 : 2018. 06.07(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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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대결로 치러지는 제주도교육감 선거가 신선하게 와닿는다. 김광수 후보와 이석문 후보가 공약을 놓고 서로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어서다. 진흙탕싸움으로 정책 대결이 실종된 도지사선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 4일 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교육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도 두 후보의 공약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교육감 후보들은 고입제도 문제를 놓고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며 격돌했다. 일명 연합고사로 불리는 고입선발고사는 올해부터 제주에서 폐지됐다. 이석문 후보가 교육감 때 중학교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위해 2015년 '내신 100%'로 확정했다.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내신 100%' 전형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고입선발고사는 1979년부터 시작돼 폐지와 부활을 겪으며 40년 가까이 이어왔지만 또 다시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부활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연합고사 존폐' 논란이 교육감선거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김광수 후보는 '연합고사 부활 재검토', 이석문 후보는 '현행 100% 내신 유지' 입장이다. 김 후보는 "문제는 커트라인 뒤쪽 20% 학생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공부를 소홀히 하다가 3학년 가서 노력해 고등학교에 가려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모자라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마치 연합고사로 돌아가면 안되고 '내신 100%'가 방법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원점 재검토를 주장했다. 이 후보는 "평상시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는게 정의로운 사회이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며 고입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똑같은 문제로 똑같은 평가를 초·중학교에서 해야 하느냐"며 연합고사 폐지 당위성을 강조했다.

물론 이번 교육감선거에서는 고교체제 개편, 수업·평가 혁신 및 새로운 교육과정 도입 문제 등도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의 공약 가운데 고입제도는 최대 쟁점이다. 최근 한라일보와 미디어제주·시사제주·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가 (주)리얼미터에 의뢰한 2차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입장만큼이나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고입선발제도 방향에 대해 52.3%가 '내신과 연합고사 5대5 반영', 19.5%가 '현행 100% 내신', 11.3%가 '100% 연합고사' 순으로 답했다. 어느 후보의 공약이 일반 유권자와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과열된 도지사선거에 가려졌지만 제주교육의 수장을 뽑는 교육감선거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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