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맥그린치 신부 명예 한국인됐다

故 맥그린치 신부 명예 한국인됐다
거스 히딩크 이후 4번째…사후 헌정으로는 최초
황무지 개간·선진 축산기술로 제주도민 삶 개선
  • 입력 : 2018. 06.05(화) 16:35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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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직후 성이시돌 목장을 설립해 제주도민이 가난과 질병에서 벗어나 자립하도록 앞장 서며 64년간 제주도민을 위해 헌신하다가 선종한 맥그린치(Patrick James Mcglinchey·한국명 임피제) 신부에게 명예국민증이 헌정됐다.

법무부(장관 박상기)는 5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맥그린치 신부의 봉사정신을 기리기 위한 명예국민증 헌정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고인의 조카 레이몬드 맥그린치와 제주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 마이클 리어던 신부가 참석해 명예국민증과 기념동판을 받았으며, 줄리안 클레어 주한 아일랜드 대사가 함께해 고인을 추모하고 대한민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1928년 남아일랜드 레터캔에서 출생한 맥그린치 신부는 1954년 26세의 나이에 성골롬반 선교회 사제로 제주도에 부임한 이후 직물회사 및 신용협동조합을 만들어 제주도민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맥그린치 신부는 황무지를 주민들과 함께 개간하고 선진 축산기술을 도입해 이시돌 목장을 아시아 최대의 양돈단지로 만들었다. 또한 우유 및 치즈, 사료공장에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양로원, 요양원, 호스피스병원을 세워 제주도민들의 삶을 개선하기도 한 그는 지난 4월23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명예국민증은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최초로 수여된 이래, 2016년 소록도에서 43년간 한센인을 위해 봉사한 마리안느 및 마가렛 간호사에 이어 맥그린치 신부가 4번째로 수여받게 됐다. 사후에 헌정된 것으로는 최초의 사례다.

법무부는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맥그린치 신부의 고귀한 생애를 알리고 이웃사랑의 봉사정신을 기릴 수 있도록 고인의 묘역에 명예국민증을 동판으로 제작한 표석을 설치할 예정이라 밝혔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수여식에서 "전후 정말 힘든 시기에 제주 도민들이 좌절하지 않고 사랑과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도록 64년이란 긴 세월 동안 겸손과 섬김의 마음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한 맥그린치 신부님의 숭고한 인류애와 희생정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모두 그 분의 삶을 귀감으로 삼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노력하고 사랑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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