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선의 편집국 25시] 작은 숲

[홍희선의 편집국 25시] 작은 숲
  • 입력 : 2018. 05.31(목) 00:00
  • 홍희선 기자 hah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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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YOLO(You Only Live Once)'가 급부상했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 보다 지금의 행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YOLO에 이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의미의 '소확행'이라는 키워드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 바람은 극장가에도 불었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일거라고 믿어." 최근 본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구절이 위로가 됐다.

주인공 혜원은 서울에서 임용시험을 준비하다가 실패하고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틀어져 도망치듯 고향 미성리로 돌아왔다.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 친구들과 천년만년 행복할 것 같았던 시골생활은 잠시 접어두고 다시 살아보기로 한 모양이다. 혜원은 미성리에서 걱정과 상실을 비워냈다. 그리고 건강한 요리로 속을 채워나갔고 동네 친구들과의 시간으로 즐거움을 채웠다. 무엇보다 혜원이 다시 돌아갈 기운을 얻은 것은 다시 지칠 때 돌아갈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젊은층이 소확행에 공감하는 이유는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해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내 집을 마련해 사는 이야기는 현실에선 꿈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2017년 제주청년 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 청년의 평균 부채금액은 학생 345만원, 취업자 2563.3만원, 자영업자 3800만원, 미취업자 134만원으로 조사됐다. 부채가 부담이 된다는 비율은 42.8%로 부채를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내 집마련은 불확실한 현실이 되는 것이다.

영화가 청춘들에게 정답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지만 혜원이 자신의 삶을 채워나가는 모습을 보면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야한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어렴풋이 읽을 수 있다.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다고.

<홍희선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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