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철의 월요논단] 환경미화원의 정규직 전환은 너무 늦었다

[양영철의 월요논단] 환경미화원의 정규직 전환은 너무 늦었다
  • 입력 : 2018. 05.28(월) 00:00
  • 김현석 기자 hallaso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최근에 제주도가 기간제 직원에 대한 정규직 전환 심사를 단행했다. 기간제는 업무가 일정한 기간만 발생하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라는 전제하에 만든 제도다. 때문에 기간제는 일이 발생하는 일정한 기간만 채용하고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해고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 공무원 체계에서는 환경미화원을 기간제 공무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제주도의 최대 문제 중에 하나가 쓰레기 처리난이다. 이 쓰레기를 가장 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환경미화원이다. 쓰레기 문제는 지구가 멸망하지 않은 한 지속될 것이다. 특히, 제주도의 쓰레기 문제는 더하면 더했지 지금보다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임은 제주도민들은 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문제는 일시적인 문제로 생각해 환경미화원을 기간제로 고집하는 제주도 행정에 실망스럽다.

 10년쯤은 되었을 것이다. 뉴욕대학의 교수가 자신들의 봉급이 뉴욕의 환경미화원보다 적다 말하면서 당연하다는 표정이었다. 쓰레기를 수거하고 처리하는 일이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보다 어렵고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공무원의 직위와 월급은 그 일이 중요성과 난이도에 따라서 높고 낮음이 정해야 정의라는 것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쓰레기 처리하는 일보다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 과연 몇몇일까. 그 분들 보다 일찍 출근하는 공무원 있는가? 쓰레기의 악취와 추함을 참고 쓰레기차에서, 매립장에서 하루라도 견딜 수 있는 공무원들이 과연 몇몇이 될까? 일반 공무원을 그 분들과 비교하거나 탓함이 아니다. 우리가 결코 못하는 일을 365일 수십 년 그리고 영원히 하고 있는 그 분들을 기간제로 분류하고 있는 우리의 염치없음을 탓하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분들을 하찮게 보는 과거 계급중심의 사고가 여전히 제주공직사회에 만연함에 분개하는 것이다. 쓰레기 처리는 생활행정 중에 대표적인 업무이기 때문에 따라서 그 해결책이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 있다는 정책의 가장 기본적 사항을 외면함에 아쉬워하는 것이다.

 오늘날 제주도는 쓰레기에 대한 수십억의 용역과 홍보, 수백억의 정책실험을 함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아직도 환경미화원을 기간제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안일함에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환경미화원을 쓰레기 정책에 관한 한 현장 전문가로 인식하기 보다는 여전히 단순 업무 종사자로 생각하는 현실과 거리감 있는 생각이 상존해 있음을 탓하고 싶은 것이다.

 젊은이들까지 환경미화원에 지원하고 있는 것을 대체 인력이 충분하다고 기간제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한 행정의 능력부족에 미안함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우선은 쓰레기 문제가 영원한 문제인 한은 그 분들의 정규직 공무원은 당연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하자. 뿐만 아니라 환경미화원을 일반 공무원과 다른 전문적인 일을 하는 교사나 경찰관과 같이 특정직 공무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공무원법과 같이 환경미화원 공무원법을 제정해야 한다. 이 법에 의해 그 분들 속에서 쓰레기 처리를 전담하는 계장, 과장, 심지어 국장이 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쓰레기 문제는 현재처럼 단기적이고 허겁 지겁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며 체계적으로 처리할 것이다. 이러한 혁신이 있어야 "이렇기 때문에 제주도는 특별자치도"입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양영철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89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