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문화재 추진 앞서 제주불교의식 손질부터"

"연등회 문화재 추진 앞서 제주불교의식 손질부터"
제주불교연합회 26일 '전통문화 연등회 보존방안 세미나'서 제기
"제주연등축제 명칭 제주연등회로 바꿔야… 야간관광콘텐츠로 개발"
  • 입력 : 2018. 05.26(토) 20:35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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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제주불교연합회 주최로 열린 '전통문화 연등회(연등축제) 보존방안 세미나'에서는 제주 연등회를 문화재로 추진하기에 앞서 현재 도문화재로 지정된 제주불교의식 명칭과 내용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선희기자

연등회의 복원을 위해 제주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제주불교의식 명칭과 내용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주불교연합회 제주불교연합연등축제위원회가 주최하고 탐라성보문화원이 주관해 26일 대한적십자사제주도지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통문화 연등회(연등축제) 보존방안 세미나'를 통해서다.

이날 '제주연등회의 역사와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고상현 박사는 제주도 지정 문화재 중에서 불교는 8.2%이고 그중 무형문화재는 단 1건으로 0.4%에 불과하다고 운을 뗀 뒤 "이는 불교계에서 무형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불교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 박사는 제주불교연합회에서 연등회 등에 대한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는 일과 관련 "현재 제주불교의식은 칠성제, 산신제, 사자천도의례 등 다양한 의식을 하나의 명칭으로 묶어 지정했다"며 "제주도는 아직도 다양한 전통불교의례의식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이는 불교의식을 하나의 틀로만 이해하게 하거나 다른 불교의례의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장애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등회를 문화재로 지정하려는 노력에 앞서 제주불교의식의 명칭과 내용을 바꾸고 불자를 중심으로 불교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연등축제 명칭을 제주연등회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고 박사는 연등회가 면면히 이어온 전통적인 의례이자 축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명칭에 맞춰 제주 역시 내년부터는 제주연등축제를 제주연등회로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제주 연등 관련 기록들이 근대기 이전에는 대부분 2월 연등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음력 2월 영등굿과의 연관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난 12일 제주종합경기장을 출발해 탑동광장에 이르는 제주시 도심에서 연등축제 연등행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고 박사는 이와함께 제주가 대표 관광지라는 점을 살려 연등회를 야간문화관광콘텐츠로 개발하는 안을 내놓았다. 그는 초파일 전후 관등을 위한 등축전을 기본으로 하되 도내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8월과 가을 유등을 제주불교연합회 차원에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토론을 맡은 전영준 제주대 교수(탐라문화연구원장)는 "최근 5년간의 연등축제에서 활용된 불교의 기호와 상징들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있었던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불교사, 불교문화 강연 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특정 장소에서 출발해 도착하는 지금의 연등회 방식이 아니라 최소 단위의 인원이라도 각 사찰에서 연등을 들고 출발해 특정 장소에 이르는 행사를 통해 골목마다, 거리마다 연등회를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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