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실잣밤·산벚나무 두번째 '큰나무'

한라산 구실잣밤·산벚나무 두번째 '큰나무'
국립수목원, 73종 308개체 생육 분포도·평가 공개
복간목… 구실잣밤 9.91m 설악산 피나무 11.13m
단간목… 두륜산 느티나무 7.40m 산벚나무 6.01m
  • 입력 : 2018. 05.24(목) 15:16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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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간목 중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설악산의 피나무(가슴높이 둘레 1113㎝, 왼쪽)와 두번째로 큰 한라산의 구실잣밤나무 (둘레 991㎝).

한라산에는 구실잣밤나무와 산벚나무 등 우리나라에서 둘레가 두번째 큰 나무 2그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동양대학교 신준환 교수, 경북대학교 배관호 교수와 함께 10년 이상 발굴한 우리 산림 지역에서 크고 오래된 나무 (이하, 큰나무) 73종 308개체의 생육분포도와 그 생태적 기능에 대한 평가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국내에서 둘레가 가장 큰나무는 설악산에 있는 피나무로 조사됐다. 가슴높이 둘레가 11.13m에 달한다. 한라산의 구실잣밤나무(9.91m), 울릉도 성인봉의 너도밤나무(9.47m)가 뒤를 이었다. 이들 나무는 줄기가 여러개인 복간목이다.

줄기가 하나인 단간목은 두륜산의 느티나무가 7.40m로 가장 컸고, 한라산의 산벚나무(6.01m), 계방산의 주목(5.74m) 순이었다.

큰나무는 주로 생활권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천연기념물 노거수'와는 달리 우리 산림 지역에서 자라는 아주 크고, 또는 오래된 나무를 일컫는다.

큰나무의 수종별 개체수는 신갈나무가 58개체로서 가장 많은 개체수 비율 (18.8%)을 차지했고, ▷주목 35개체 ▷피나무 28개체 ▷소나무 17개체 등의 순이었다.

단간목 중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두륜산의 느티나무(가슴높이 둘레 740㎝, 왼쪽)와 두번째로 큰 한라산의 산벚나무(둘레 601㎝)



큰나무 73종에는 나무의 크기 외에 종의 생장특성을 고려해 철쭉, 노린재나무와 같은 관목류 2종도 포함됐다. 관목 2종을 제외한 교목성 수종의 다양성과 희귀성을 평가한 결과, 우리 산림지역의 큰나무 (71종)는 천연기념물 노거수 (44종)에 비해 다양성과 희귀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연구진은 큰나무에 대한 관심과 관련 연구가 보다 일찍 시작된 북미나 유럽의 국가들에 비해 그 탐색과 보전에 대한 이론적 및 기술적 측면은 미흡하지만 국가 전체 산림 지역을 대상으로 큰나무의 생태 기능 평가 및 보전의 필수 자료인 객관적 분포 실태와 개체 특성에 대한 정보를 DB화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공동연구진은 우리숲 큰나무 보전을 위한 전략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뿐만 아니라 큰나무의 생물서식지 기능,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 먹이원 생산 기능, 생태계 순환 기능, 생물 상호작용의 생태 기능 평가, 개체군 모니터링을 포함한 차후 연구 활동 계획을 담을 예정이다.

한국의 큰나무 발굴과 생태 기능 평가에 오랫동안 헌신하고 있는 한국산림생태연구소 조현제 이사장(산림생태학박사)은 "우리 숲의 살아있는 역사로서 큰나무 지도가 완성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우리숲의 살아있는 산림역사인 큰나무를 국가적 수준에서 체계적으로 보다 잘 보전하고, 다음세대를 위한 미래의 큰나무를 육성시켜야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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