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0명중 7명 따로 산다

노인 10명중 7명 따로 산다
10명 중 3명은 경제활동…주된 이유는 '생활비 마련'
58% "집에서 여생 보내고 싶다"…만성질환·치매·정신건강 관리 필요
  • 입력 : 2018. 05.24(목) 13:46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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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에 자녀와 동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노인이 10명 중 2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약 10명 중 7명은 실제로 자녀와 동거하지 않았고, 10명 중 6명은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어했다.

 노인이 앓고 있는 만성질환은 평균 2.7개였고 인지기능이 저하된 노인도 15%가량 되는 등 치매와 정신건강, 치매 관리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08년, 2011년, 2014년에 이어 네번째로 시행된 이번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관해 작년 4∼11월 전국 1만299명의 노인을 면접 설문한 결과다.

 ◇ 노인단독가구 비율 72%, '자녀와 사는 것 당연하다' 인식 약해져

 조사대상의 72.0%는 노인부부가구(48.4%)이거나 독거가구(23.6%)로 자녀와 떨어져 살고 있었다. 노인부부가구 비율은 2008년 조사 당시 47.1%에서 1.3%포인트 늘어났지만 독거가구는 19.7%에서 3.9%포인트 증가했다.

 '노년기에 자녀와 동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2008년 32.5%에서 2017년 15.2%로 10년새 절반 이하로 떨어져 노인단독가구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자녀와 동거하는 경우에도 '같이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규범적으로 응답한 노인은 2008년 43.4%에서 2017년 14.8%로 급감했다. 대신 손자 양육 등 자녀가 필요한도움을 주기 위해 동거한다는 응답이 23.2%에서 42.1%로 증가했다.

 '단독가구 생활 상의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2014년 12.7%에서 2017년 44.5%로 크게 증가했다. 다만, 85세 이상과 저소득 노인층에서는 혼자 살면서 간호 문제,경제적 불안감, 심리적 불안감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이 많았다.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과 비교할때 친인척, 친구, 이웃과 연락하는 비율이 감소했다. 자녀와 주 1회 이상 왕래하는 비율도 떨어져 지난해 38.0%에 그쳤다.

 ◇ 단순노무·농림어업에 주로 종사…73% "생활비 마련 위해"

 조사대상자의 30.9%는 일을 했고 단순노무직(40.1%)과 농림어업(32.9%)에 주로 종사했다. 급여가 높지 않은 단순노무 종사자 비율은 2008년 24.4%에서 15.7%포인트나 높아져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노인의 대부분(73.0%)은 생계비 마련을 위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다. 고학력, 고소득일수록 능력발휘, 경력활용 등 비경제적 이유로 일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노후 부양에 대해서는 절반가량이 국가·사회의 역할을 중시했다. 노후생활비 마련 방법에 대해 '본인과 국가가 준비해야 한다'는 응답이 33.7%로 가장 많았고, '본인 스스로 해야 한다'(34.0%), '국가 차원에서 해야한다'(14.1%) 순이었다.

 노인의 소득 가운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기초생활보장급여 등이 차지하는 공적이전소득 비율은 지난해 36.9%로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등에 비해 컸다.

소비 관련 항목 중 가장 부담스러운 지출은 주거관련 비용(30.4%)이었고 다음으로 보건의료비(23.1%), 식비(18.7%), 경조사비(4.4%) 순이었다.

 노인의 여가활동을 조사한 결과, TV 시청(99.3%)이 가장 많았고, 산책(27.5%), 스포츠 참여(16.6%), 화초 텃밭 가꾸기(12.0%) 등이 주를 이뤘다.

 ◇ 재가서비스 확대 욕구 커…10명 중 9명이 만성질환 보유

 노인의 88.6%는 건강할 때 현재 집에서 거주하기를 원했다. 57.6%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사는 집에서 살기를 희망했고, 31.9%는 돌봄과 식사, 생활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기를 바랐다.

 또 91.8%는 치료 효과 없이 임종과정을 연장하는 연명치료를 반대했고, 86.2%는노인의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이라고 보고 있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은 89.5%에 달했다. 앓고 있는 만성질환은 평균 2.7개로 2008년 1.9개보다 증가했다.

 흡연율은 10.2%, 음주율은 26.6%, 운동실천율은 68.0%로 과거보다 건강 행태가 개선됐고, 치매검진율은 39.6%였다.

 조사대상자 21.1%는 우울 증상이 있고, 6.7%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자살을 시도한 응답자는 13.2%였다.

 응답자의 14.5%는 인지기능 저하자로 판단됐고, 고연령과 무배우자, 읍면지역 거주자 중에서 인지기능 저하자의 비율이 높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노인실태조사를 통해 어르신의 복지 수요와 가치관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 결과를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재구조화에 활용하고 노인 주거·고용·돌봄·안전 등 분야별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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