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의 문화광장] 해녀 vs 스쿠버다이버

[이한영의 문화광장] 해녀 vs 스쿠버다이버
  • 입력 : 2018. 05.24(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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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다이빙 'SCUBA(self-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 Diving'은 수중 호흡 장치를 사용하는 잠수체계를 의미하며, 1943년 2차 대전 중 프랑스 해양탐험가였던 쟈끄 이브 꾸스또(Jaques-Yves Cousteau)와 에밀 가냥에 의해 군사용으로 발명됐다. 아쿠아렁(AQUA LUNG)이라 불리던 이 발명품은 적진의 수중침투와 폭파를 목적으로 개발되어 2차대전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었고, 2차대전 종전 후 이 획기적인 발명품은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쉽게 개량되어 보급됐다.

꾸스또는 이에 그치지 않고 1959년 9월 28일 세계수중연맹(CMAS)을 창설하여 해양과학발전과 수중산업발전 그리고 수중스포츠보급에 지대한 공을 끼쳤다. 우리나라는 1968년 창설된 대한수중·핀수영협회가 세계수중연맹의 이사국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단체로 그 목적을 같이 하고 있다.

몇 년 전 제주의 한 관광업체로부터 '제주를 찾은 외국 관광 고객이 제주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제주에 그런 곳이 있나요?'라는 문의가 왔다. 당시 제주도 수중·핀수영협회에 몸담고 있었던 필자에게 '제주관광업체가 제주의 스쿠버다이빙 포인트를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제주도는 명성에 걸맞게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천혜의 바다를 가지고 있다. 특히 2004년 12월 13일에 천연기념물 제442호로 지정된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은 국산 산호충류 132종 중 92종이 서식하며, 이 중 66종은 제주 해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종이다. 범섬, 문섬, 새섬, 숲섬, 지귀도 5섬이 자연방파제를 이루어 그 사이에 연산호류와 함께 다양한 산호충류가 암반 위에 화려한 군락을 이뤄 세계적으로 학술적으로나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에서 스쿠버다이빙 관광상품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스쿠버다이버와 해녀와의 갈등을 꼽을 수 있다. 종종 뉴스에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스쿠버장비를 사용해 해녀들의 조업지에서 불법 채취를 하다 해경에 적발되는 사건이 보도되곤 한다. 이것은 해녀들이 땀 흘려 일군 마을어장에 대한 절도행각이며 이는 엄연히 법으로 다스려야할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이 지면을 통해 이런 몰지각한 범법자를 스쿠버다이버라 칭하지 말기를 언론사에 간곡히 부탁드린다. 은행강도가 은행을 털고 쉽게 도주하기 위해 스쿠터를 이용했다고 뉴스에서 그 은행털이범을 스쿠터라이더라고 부르거나 모든 스쿠터라이더들이 은행털이범으로 오해받지는 않지 않는가?

갈등과 마찰은 오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해를 화해로 바꾸는 방법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 그리고 소통이다.

국내외 모든 스쿠버다이빙 교육 단체는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환경 보존을 제 1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어떤 채취도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스쿠버다이버들은 바다환경보존을 위해 바다정화활동 및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며 특히 그들은 스쿠버다이버 이전에 제주 관광객으로 지역 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스쿠버다이빙단체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환경을 생각하는 스쿠버다이빙, 지역과 상생하는 스쿠버다이빙으로 제주해녀분들과 함께 제주도 관광산업의 큰 축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한영 제주해녀문화보존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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