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사 가는 길'이 도로가 아니라고요?"

"'천왕사 가는 길'이 도로가 아니라고요?"
'부처님 오신날'앞두고 신도·방문객·관광객 북적
현재 '사실상 도로' 이용 불구 사실은 '사유지 임야'
충혼묘지 국립묘지 조성사업 추진에도 걸림돌
  • 입력 : 2018. 05.20(일) 16:02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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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로 이용되고 있는 '천왕사 가는 길'이 '사유지'이고 지목도 '임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토지주들은 해마다 현수막을 걸고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이현숙 기자

한라산 1100도로 '어승생악'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천왕사(天王寺).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불자가 아니더라도 유명 방송프로그램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천왕사 가는 길'이 핫플레이스로 인정받으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100도로가 지나는 입구에서부터 주차장까지의 약 1km에 달하는 길은 삼나무가 빽빽하게 이어져 아름다운 풍광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도로로 이용되고 있는 이곳이 실제 '사유지'이고 지목도 '도로'가 아닌 '임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토지주들은 해마다 현수막을 걸고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천왕사 옆에는 제주시 충혼묘지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제주국립묘지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국립묘지 조성사업과도 맞물려 있어서 제주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현장을 찾은 지난 18일에도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다 길옆으로 차량을 세우고 사진을 찍는 이들 때문에 사고위험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보훈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제주국립묘지 조성사업'이 추진돼 오는 2021년까지 사업비 527억원을 투입해 27만4033㎡(안장능력 1만기)규모로 제주국립묘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현재 인허가 협의,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절차를 거쳤으며 올해 11월쯤 시공사를 선정하고 공사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천왕사 한 관계자는 "1970년대 후반 사찰 신도의 허락으로 도로를 내서 이용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당시 소유권 이전을 하지 않았고 이후 토지가 몇차례 매매되면서 이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립묘지 부지로 포함되면서 토지주들이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사찰로 진입하는 도로에 출입을 막는 등 실력행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시 관계자는 "확인해보니 지적도상 임야이고 사유지인 것은 맞다"며 "인근 토지가 한필지 사유지가 도로로 분할되지 않고 사실상 도로로 이용되어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상 사유지라 하더라도 많은 주민이 오랫동안 사실상 통행로로 이용한 길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장 길이 막힐 우려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이해관계에 얽힌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제주도는 한라산 국립공원의 사유지를 매입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예산 확보와 지주와의 협상문제로 난항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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