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에서 통일의 그 날까지"

"80년 5월에서 통일의 그 날까지"
평화와 시대정신 담아 한목소리로 외친 전야제 150분
  • 입력 : 2018. 05.17(목) 22:10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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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38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는 1980년 5월 그날처럼 광주 시민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우린 끝까지 광주를 지킬 것입니다. 우리 모두 도청으로 갑시다"

항쟁 당시를 재현한 가두방송 배우의 외침을 시작으로 인파 3만 명(주최 측 추산)이 금남로를 향해 모여들었다.

머리 희끗희끗한 노인,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부모 손을 꼭 잡은 어린이 등으로 거리 곳곳은 사람의 물결로 넘실댔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4·16가족협의회도 오월 영령을 기리는 전야제 대열에 함께 했다.

시민들은 가느다란 빗줄기가 내리는 날씨에도 밝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며 휴대전화 카메라로 전야제의 추억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민·학생들이 군인의 총칼에 맞서 항쟁에 나섰던 곳, 역사의 현장 금남로.

38년이 지난 지금도 5·18 진상규명을 바라는 목소리는 여전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은 구호도 함께 울려 퍼졌다.

일제 강제동원 역사 청산, 노동자 생존권 보장, 생태환경 복원, 장애인 차별 철폐, 여성권리 신장, 국가폭력 청산의 외침이 광주의 거리에 쏟아졌다.

전야제 무대 한편에서는 '오월에서 통일로', '보아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반도 평화 염원을 담은 공연도 선보였다.'

'판문점 선언'을 이룬 남북 정상회담 장면들과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남북한 선수단이 함께 등장한 평창동계올림픽 장면 일부가 무대 스크린에 펼쳐지자 시민들은 깊은 감회에 젖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부인과 함께 전야제를 찾은 최영신(63) 씨는 "오늘처럼 우리 시대의 다양한 목소리도 외치고 한바탕 신나게 노는 게 5·18 대동 정신의 실천 아니겠냐"며 5·18의 새로운 모습을 환하게 반겼다.

이날 오후 7시부터 150여 분간 이어진 전야제는 풍물패가 이끌고 온 시민이 함께하는 강강술래로 마무리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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