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사건인 '보육교사 살인사건'을 재수사 하고 있는 경찰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40대 남성을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찰에 체포된 피의자는 당시 보육교사를 태웠던 택시기사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16일 오전 8시20분쯤 경북 영주에서 박모(49)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붙잡아 제주로 압송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제주에서 택시 운전을 했던 박씨는 같은해 2월 1일 제주시 용담동에서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세·여)씨를 자신의 택시에 태운 후 목 졸라 살해하고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고내봉 옆 배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발생 초기 경찰은 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담배꽁초의 DNA 분석과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였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풀려났다. 박씨는 경찰에 풀려난 뒤 강원도와 경북 등지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용의자가 수사망을 피해가면서 경찰 수사는 미궁에 빠졌고 결국 사건 발생 3년 4개월 만인 지난 2012년 6월 수사본부는 해체했다.

　그러나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2016년 2월 7일 장기미제사건팀을 신설하고 해당 사건을 인수 받아 재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장기미제사건팀은 동물실험 등으로 이씨의 사망 추정시점을 재구성하는 한편 박씨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와 금융거래, 통화내역을 조사했다.

　한편 보육교사 이씨는 2009년 2월 1일 제주시 용담2동에서 남자친구와 만난 이후 박씨의 택시를 타고 제주시 애월읍 소재 자택으로 가는 도중 실종됐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돌입했으나 같은해 2월 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고내봉 옆 배수로에서 살해된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