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공항 문제로 급기야 폭행사태까지

[사설] 제2공항 문제로 급기야 폭행사태까지
  • 입력 : 2018. 05.16(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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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서 제2공항 입지 선정 사전타당성 문제가 내내 도마에 오른것이다. 이 때문에 건설 예정지에 포함된 주민들이 부실 용역을 제기한 후 입지 선정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도내 시민사회단체들도 제2공항 입지 선정 발표 그 이전이나 이후에도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줄곧 제기해 왔다. 결국 국토교통부가 사전타당성을 재조사 하기로 했으나 '셀프 검증' 논란에 휩싸이며 용역이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 제2공항이 지역주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이다. 급기야 제2공항 건설을 밀어붙였던 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후보가 제2공항 관련 토론회에서 폭행을 당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14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제2공항 문제를 주제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원 후보가 제2공항 반대단체 주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 소속 주민 김모씨가 단상 위로 올라가 원 후보에게 날계란을 투척하고, 손으로 뺨을 때렸다. 원 후보측 보좌관 등이 저지하는 과정에서 자해를 시도한 김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42일간 제2공항을 반대하며 단식투쟁을 했던 성산읍 주민이다. 이날 토론회는 제2공항 건설에 따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의 '2018년도 아름다운 선거 추진활동 지원 선정사업'의 일환으로 열렸다. 토론회에는 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 5명 모두 참석했다.

안타깝다. 민주사회에서 의견이 다르다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도 없고, 도민의 공감도 얻을 수 없다.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도 사건 직후 한 목소리로 폭력을 성토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측은 "제2공항 건설과 관련 갈등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측은 "자기와 생각을 달리한다고 해서 테러를 가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녹색당 고은영 후보측도 "어떤 형태든 폭행한 것은 옳지 않다"고 거들었다. 새삼 제2공항 갈등문제가 풀어야 할 제주사회의 최대 현안임을 역설하고 있다. 때문에 제2공항은 절대 강정사태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이를 계기로 제2공항 문제가 새로운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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