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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에서 폭행까지 '제2공항' 투쟁사
元, 지난해 10월 金 단식장 방문 때 서로 앙금
金, 7개월 만에 원 토론장 찾아 폭행 후 자해
공항반대위 "가해자 책임 불구 사회갈등 표출"
원측 "테러·자해쇼"→"처벌 원치 않아" 선회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입력 : 2018. 05.15. 18: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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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이 제2공항을 추진한 제주도지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발생 전 이틀간 자신의 SNS를 통해 도지사를 수차례 "괴물"이라 지칭했던 이 주민은 민주적인 선거토론회장에서 초유의 폭력 사태를 일으켜 스스로 '괴물'이 됐다. 이번 사태는 제2공항 문제가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괴물'임도 일깨웠다.

 ▶'조롱'과 '테러'=무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 선거 예비후보는 지난해 10월 22일 제주도지사 재임 중 제주도청 앞에 설치된 제2공항 반대 천막농성장을 방문했다. 당시 원 지사는 13일째 단식 농성 중인 김경배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이하 '대책위') 부위원장이 제2공항 중단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자 웃음띈 얼굴로 "기운이 많이 있구나, 아직"이라는 말을 남긴 뒤 자리를 떠났다. 유튜브 등을 통해 이 장면을 접한 제2공항 반대측은 "도지사가 목숨을 걸고 단식 중인 도민을 조롱했다"고 분노했다.

 김경배 부위원장은 그로부터 205일 후인 5월 14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제주도지사 후보 토론회장을 찾았다. 제2공항 문제만을 다루는 원포인트 토론회였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김 부위원장은 토론회가 끝나갈 무렵 단상에 뛰어올랐다. 이어 계란을 투척한 뒤 자신의 오른손으로 원 예비후보의 왼쪽 뺨을 때렸다. 이후 제지당한 김 부위원장은 준비한 흉기로 자해를 시도했다. 원캠프 강영진 공보단장은 이번 사건을 '자해쇼'와 '정치테러'라고 규정했다.

 ▶입장 차 첨예=대책위는 설치한 지 84일 만인 올해 1월 1일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장을 자진 철거했다. 투쟁을 접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투쟁을 위한 후퇴였다. 이 과정에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 발주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책위와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이하 '범도민행동')은 "셀프 검증"이라며 반발했다. 범도민행동은 2월 설 연휴 때 제주공항에서 귀성객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2공항 반대 선전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어 국토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입찰을 마감한 결과 당초 부실 의혹이 제기된 사전타당성 용역의 당사자를 재선정해 논란을 점화시켰다. "일방적인 타당성재조사"라며 반대하던 대책위와 범도민행동은 "부실·의혹 덩어리 '제2공항사전타당성용역' 주체를 '기본계획 수립 용역' 업체로 선정한 것은 피해지역 주민들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규탄했다.

 지난 3월에는 공항공사가 제2공항 건설예정지 주민들을 위한 맞춤형 보상·이주 계획을 수립하겠다며 용역을 의뢰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대책위는 국토부가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사전타당성 재조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제2공항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6·13 지방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공전을 거듭하던 제2공항 관련 문제는 가장 첨예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정치 혐오 우려=지난달 12일 제2공항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논평을 끝으로 이번 폭행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공식 활동이 드러나지 않았던 대책위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발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가해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사태가 제2공항의 무리한 사업추진 등으로 인해 누적된 사회갈등이 표출된 것이라는 점을 제주도정과 국토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 직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자해쇼'와 '명백한 정치테러'라고 규정했던 원희룡 예비후보측은 약 2시간 후 이러한 표현을 빼달라고 요청해왔다. 이어 15일 '원캠프 일동 입장문'을 통해 "향후 이 사건과 관련해 그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해석하거나 선거에 활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한다"며 "어제 저녁 사건 초기, 언론을 통해 일부 격한 표현으로 이 사건을 정의했던 점은 현장 상황파악이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충격받은 일부 관계자들의 성급한 대응이었음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폭행 사건이 알려지자 그동안 제2공항을 둘러싸고 대립했던 찬반측은 물론 도지사 후보 지지자들도 SNS 등을 통해 대립하고 있다. "결과만 보지 말고 원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와 "어쨌건 폭력은 악"이라는 지적과 "정치를 혐오하게 만든다"는 평가 등이 충돌하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갈등 국면으로 치닫는 제주도지사 선거의 흐름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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