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권침해 심각, 교육의 미래 걱정스럽다

[사설] 교권침해 심각, 교육의 미래 걱정스럽다
  • 입력 : 2018. 05.14(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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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국 일선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노라면 '교사의 권위'가 과연 있나 싶을 정도다. 학생이 교사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는다. 심지어 초등학생이 "조용히 하라"는 여교사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등 교육현장이 말이 아니다. 학생뿐만이 아니라 학부모까지 교실로 찾아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하기 일쑤다. 한마디로 교권이 땅에 떨어져 심히 우려된다.

교원단체가 밝힌 보고서에서 교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간한 '2017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관련 접수 및 상담 건수가 508건을 기록했다. 2016년(572건)에 비해서는 11% 줄어들었으나 10년 전인 2007년(204건)에 비해서는 무려 2.5배나 많은 수준이다. 교권침해 유형별로는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지난해 267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처분권자에 의한 부당한 신분피해'가 81건, '교직원에 의한 피해'가 77건, '학생의 의한 피해'가 60건이었다.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교권침해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역시 예외가 아니다. 도내 교권침해 사례가 해마다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3년간 교육활동침해 현황을 보면 2015년 26건에서 2016년 40건, 2017년 43건으로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3년간 발생한 교권침해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폭언·욕설이 61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 수업방해가 16건, 성희롱이 5건, 폭행이 4건, 기타(지시 불이행·지도불응, 재물손괴, 부당간섭 등)가 23건이다. 이 가운데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1건으로 대부분 학생에 의한 침해사례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2015년의 경우 한건도 없었던 성희롱이 2016년 1건에서 2017년에는 4건으로 증가했다.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권침해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그대로 보여준다.

실로 걱정스럽다. 교권침해가 이렇게 심했는가. 미래의 동량을 길러내는 교원들이 존경을 받기는 커녕 되레 제자들로부터 폭행과 성추행 등에 시달리고 있다니 할말을 잃는다. '사제의 정'은 사라진지 오래됐는지 마치 먼나라의 얘기처럼 들린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가. 이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옛말이 된 모양이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스승으로서의 권위와 자존감을 점점 상실해가고 있다. 우리의 교육이 교권의 회복 없이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있을까. 내일(15일)이 스승의 날이지만 축하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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