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공약 평가 부실, 이래서 누가 믿겠나

[사설] 선거공약 평가 부실, 이래서 누가 믿겠나
  • 입력 : 2018. 04.26(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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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원희룡 제주도정이 전국 시·도지사 공약이행률 평가에서 1위를 했다는 발표가 얼마전 나왔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전국지방자치모니터단을 활용해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공약이행률을 평가한 결과다. 원 지사는 공약이행점수 76.27점(전국평균 68.11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번 공약평가는 민선6기가 출범한 2014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뤄졌으나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가 법률소비자연맹이 발표한 자료를 입수해 민선6기 제주도정의 실제 공약이행 실태를 직접 분석한 결과 판단의 근거 자료와 공약 평가가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의료관광산업 활성화-헬스케어타운 조기 완공 및 계획시설 조기 유치 공약의 경우 판단 근거로 녹지그룹 2단계 용지매매계약 체결, 메디컬스트리트 분양 추진(2015년), 안티에이징센터내 의료투자자 유치(2016년), 헬스케어타운 완공(2017년)을 제시했다. 하지만 헬스케어타운내 국내 첫 외국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가 1년 반동안 표류하면서 메디컬스트리트 분양은 중단된 상태다.

또 의료관광 클러스터 조성 공약은 헬스케어타운을 중심으로 추진중이며 외국인환자는 연평균 5000~6000여명을 유치했다고 제시했다. 한데 헬스케어타운 중심의 의료관광 클러스터 조성은 진척없이 표류하고 있다. 현재 도내 의료관광 클러스터로 내세울 수 있는 곳은 2009년부터 수치료 등 의료전문시설로 리모델링한 한라의료재단의 위호텔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2014년 원 도정이 들어선 후 조성된 의료관광 클러스터는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외국인환자를 연평균 5000~6000여명을 유치했다고 했으나 제주에 거주하는 단기 외국인들이 진료받은 것까지 통계로 잡고 있다. 실제 외국인 환자 중에는 허수가 많이 포함된 것이다. 제주산 농수축산물 물류비 지원 공약도 완료된 것으로 분류했으나 국비는 전혀 지원되지 않아 공약완료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민선6기 제주도정이 내건 굵직한 핵심 공약들이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법률소비자연맹이 원 도정의 선거공약이행률을 전국 1위로 평가하면서 민감한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물론 선거공약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차이가 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약사항 중 표류하거나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완료된 공약으로 평가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아무리 최상위 평가를 받는다 해도 도민들의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이래서야 선거공약에 대한 평가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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