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평화의 집' 베일 벗다

남북정상회담 '평화의 집' 베일 벗다
두 정상 마주앉는 테이블, 각진 형태서 이번엔 라운드형
견고한 남북관계 의미하는 가구와 그림 등으로 단장
  • 입력 : 2018. 04.25(수) 11:08
  • 판문점공동취재단=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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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장소인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 내부가 공개됐다.

2000년, 2007년 두 번의 정상회담은 모두 평양에서 진행됐으나, 이번은 처음으로 북측 최고지도자가 우리측을 방문해 이뤄지는 회담인 만큼, 정부는 회담 장소 보안을 유지하며 단장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평화의 집' 회담장은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을 회담장 구성에 구체적으로 구현했다.

두 정상이 마주하게 될 정상회담 테이블에서부터 과거 두 차례 회담과 차별화된다. 앞선 두 정상회담은 모두 각진 사각형 테이블에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라운드형 상판을 얹은 테이블로 제작됐다. 테이블의 다리도 궁궐의 교각 난간형태를 모티브로 해서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청와대는 "라운드형 테이블은 휴전선이라는 물리적인 경계와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고, 둘러앉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테이블은 1953년 휴전과 정상회담이 열리는 2018년을 상징토록 설정, 정상들이 앉는 테이블 중앙 지점의 테이블 폭을 2018mm으로 제작했다. 한반도 평화 정착 실현을 위한 역사적인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역사적 기념물로 보존할 만한 가치를 지니도록 설계했다.

두 정상이 앉을 의자도 이번 회담을 위해 별도 제작됐다. 의자는 한국전통가구의 짜임새에서 볼 수 있는 연결의 미를 담은 디자인으로 제작됐고, 등받이 최상부에 한반도 지도 문양을 새겼다.

이들 가구의 주재료는 호두나무다. 호두나무는 한국 전통가구로 많이 활용되는데 습기에 강하고 휘거나 터지는 일이 없는 고급 목재다. 휨이나 뒤틀림 없는 신뢰로 맺어진 남북관계를 기원하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현장의 원형보전에 적격인 재료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화의 집은 당초 남북 장관급 회담 장소였던 관계로 정상회담에 걸맞는 기본적인 가구가 구비되어 있지 못했다. 그럼에도 예산절감을 위하여 꼭 필요한 가구에 대해서만 신규 제작하였으며, 기존 청와대 등에서 보관하고 있던 가구를 수선해 배치했다"고 밝혔다.

'평화의 집'은 1층부터 3층까지 전체적으로 손님 초대 기쁨과 환영, 남북관계 개선의 소망을 담아 꾸며졌다.

1층 정상 환담장은 백의민족 정신을 담은, 허세와 과장이 없는 절제미의 한지와 모시를 소재로 사용하여 온화한 환영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지 창호문으로 둘러싸인 주인 안방에서 따뜻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분위기가 연출될 전망이다.

정상환담장에는 박대성 작가의 <장백폭포>와 <일출봉>이 걸린다. 두 정상이 접견실에 앉았을 때 정면 입구 쪽에 배치되는 작품으로 그림 하나는 백두산의 장백폭포를 또다른 그림은 제주의 풍경을 담아서 국토의 북단과 남단을 상징토록 했다.

2층 회담장은 밝고 푸른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로 파란카펫으로 단장했고 한지 창호문의 사랑방에서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지도록 조성됐다.

정상회담장에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작품이 걸린다.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 회담장의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한옥의 대청마루를 모티브로 전체적으로 한옥 내부 느낌이 나도록 조성했다. 또 전통창호를 설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견고한 남과 북의 신뢰관계가 전통창호처럼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라는 희망을 담았다.

제주 유채꽃 등을 활용한 꽃장식도 마련됐다. 환영의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꽃의 왕이라 불리는 화사한 색깔의 작약(모란)과 우정의 의미를 지닌 박태기나무, 고결한 마음의 매화, 평화의 상징으로는 평화 꽃말 가진 데이지, 행복과 기쁜 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진 은방울꽃, 삭막하고 추운 겨울을 극복한 한반도의 봄을 상징하는 DMZ일대에 자생하고 있는 야생화 및 제주 유채꽃을 사용했다.

3층 연회장은 무르익은 4월 만춘의 청보리밭 푸르름과 함께 남북이 손잡고 거닐 듯 평화롭게 하나 되어 감을 표현하기 위해 하얀 벽 바탕에 청색카펫과 커튼으로 연출했다.

한편 양 정상의 회담장 입장도 이전 정상회담과 다르게 공동입장으로 연출된다. 2000년, 2007년 회담에서는 양 정상이 각각 개별입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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