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 저지예술인마을 활성화 언제쯤

[제주문화가 이슈&현장] 저지예술인마을 활성화 언제쯤
저지문화지구 뒤늦은 문화시설 유치 통할까
  • 입력 : 2018. 04.23(월)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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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구로 지정된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제주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32필지에 미술관, 갤러리, 예술가의 집이 흩어져있지만 활성화는 더디다는 지적이다. 진선희기자

1999년 48필지 분양 이래 32필지에 건축물 조성
2010년 문화지구 조성됐지만 인센티브 거의 없어
공유재산 매각 전국 공모 33건 몰려 후속 작업 관심


얼마 전 찾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근래 방문객이 조금씩 늘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하듯 제주현대미술관, 갤러리 스페이스 예나르 일대를 누비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는 문 닫힌 어느 예술가의 집 앞에서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예술가들이 머무는 집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저지문화예술인마을 곳곳에 세워졌지만 그 방향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더라도 대문만 '구경'하고 발길을 돌려야 한다.

▶사유재산 이유로 문닫힌 예술인마을=저지문화예술인마을의 출발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당시 북제주군이 유휴 군유지를 이용해 경영수익 창출 사업으로 첫 발을 뗐다. 북군에 10만 인구 유입이 절실하던 시절, 창작공간 용도로 도내외 예술인 등에게 48필지가 분양됐다.

20년이 흐르는 동안 32필지에 건축물이 들어섰지만 '사유재산'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몇몇을 제외하면 외부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개방을 요구할 법적 근거도 없다.

이런 중에 2007년 제주현대미술관에 이어 2016년 김창열미술관이 지어지는 등 공립미술관이 생겨났고 갤러리도 하나둘 들어섰다. 2010년에는 예술인마을 일대 32만5100㎡가 제주에서 유일하게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입주예술인을 문화자원으로 삼아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고 문화예술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문화지구로 지정만 되었을 뿐 인센티브 등 후속 조치는 더뎠다. 문화지구 지정에 따라 입주 예술인에 대한 세금 혜택 등이 뒤따른다고 했지만 2016년 들어서야 지방세감면조례 개정이 이루어졌다. 이듬해엔 예술인마을 활성화를 위해 1000㎡ 이하 문화지구 내 공유지는 수의계약 형태로 매매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손질했다.

▶운영주체 제각각 관리계획 새로 짜야=말뿐인 예술인마을을 바꿔보려는 움직임이 뒤늦게 시작된 가운데 최근 제주도가 전국에 걸쳐 문화시설과 예술인 유치에 나섰다. 문화지구로 특화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공유재산 8~9필지를 매각해 문화지구 지정 목적에 맞도록 운영하기 위해서다. 공모 결과 33건의 신청서가 접수되는 등 제주 열풍을 타고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에 제주도가 공모를 벌이면서 매입일로부터 1년 이내 착공하고 10년 동안 문화시설로 가동하도록 단서를 붙인 이유는 한편으로 예술인마을 운영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건립이 추진되는 등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지만 시설 증가에 발맞춘 예술인마을 활성화는 제자리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기회에 운영주체가 각각인 제주현대미술관과 김창열미술관, 공공수장고를 포함 예술인마을 관리 계획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걸음이 느린 행정과 달리 갤러리 등 입주예술인을 중심으로 예술인마을 가을축제를 여는 등 자생적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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