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산지폐기하는데 수입한다고…

양파 산지폐기하는데 수입한다고…
조생양파 가격폭락 속 제주 등 295㏊ 산지폐기
유통현장선 중국산 2만여t 수입·통관 절차 진행
"정부 세이프가드 발효 등 적극 대응해야" 지적
  • 입력 : 2018. 04.22(일) 11:38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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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등의 조생양파 가격폭락으로 산지폐기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현장에선 중국산 양파가 대량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영농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와 농협제주본부 등에 따르면 제주지역 조생양파 재배면적은 742㏊로 지난해 547㏊보다 35.6%증가했으며, 올해 예상생산량도 4만9000t으로 지난해에 비해 44.1%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제주도 등 양파 주산지 지방자치단체는 제주와 전남 지역의 조생양파 재배면적 총 295㏊(제주 156㏊·전남 139㏊)에 대한 산지폐기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산 양파의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산지폐기가 이뤄지는 것과 달리 중국산 양파가 대량으로 수입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농가들의 직접적인 피해와 함께 영농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경농협이 최근 인천 중부검역본부를 현장방문한 결과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21건 744t의 중국산 수입양파에 대한 검역과 통관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599건 2만7648t의 양파가 수입되거나 검역·통관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확인됐다.

 한경농협은 현재 국내산 양파의 경매가격이 700~800원대인 반면 중국산 수입양파는 1100~1200원대로 더 비싸게 팔리고 있으며, 식품 또는 식자재업체 등에 대량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와 지자체의 양파수급조절 대책으로 폭락했던 가격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국내산과 수입산 모두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국산 양파를 수입한 일부에선 이득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국산 양파는 수입산에 밀려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김군진 한경농협 조합장은 "민간업자가 중국산 양파를 수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검역본부를 방문해 검역동향을 파악했는데 소문대로 수입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문제는 정부가 생산농가를 위해 산지폐기를 했지만 뒤로는 수입을 방조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정부가 세이프가드 발효 등을 통해 국산조생양파 농가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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