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딱 한 번 '반짝 관심'… 차별 '여전'

1년에 딱 한 번 '반짝 관심'… 차별 '여전'
온·오프라인서 넘쳐나는 장애인 희화화 발언
장애인단체 "장애=극복 대상 시선 바뀌어야"
  • 입력 : 2018. 04.19(목) 18:09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병X'이란 말은 예사고 '정신지체자''봉사XX' '저능아' 등의 단어를 들은 적도 많다"

학원강사 김모(50·제주시 삼양동)씨는 어린 학생들의 입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오는 이 같은 발언에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김씨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그 뜻을 정확히 모르거나 장애인을 조롱하려는 의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이런 발언이 일상화됐다는 건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은 온라인상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20일 소셜미디어를 살펴보니 자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한 남성은 사진설명을 '뇌성마비X'이라고 적었고 두 눈을 병뚜껑으로 가리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 사진을 찍은 한 여성은 '#장애인'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또 다른 소셜미디어에서도 '누구 불쌍한 장애인 좀 데리고 다닐 사람?''뇌 없으세요? 장애인이세요?' 등의 발언은 쉽게 눈에 띄었다.

이날 제38회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제주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열렸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은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였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 관계자는 장애를 극복과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사회적 시각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런 발언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여느 예술인과 마찬가지로 단지 음악이 좋아 공연을 하는 장애인 예술인의 경우에도 언론과 독자는 '장애를 극복한 사람'이란 프레임에 갇혀 바라본다"며 "장애인의 날이 될 때면 반짝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일지만 표창장 수여, 식사제공 등 단 하루 간의 선심성 행사로 그칠 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장애인 폄하발언이 심각한 만큼 내년부터 언론·온라인 모니터링 사업도 진행하며 인식개선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92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