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단체관광 풀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사설] 중국 단체관광 풀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 입력 : 2018. 04.19(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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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인바운드(한국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 시장에 햇볕이 스며들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1년 넘게 얼어붙었던 중국 관광시장에 훈풍이 돌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중국 국적 항공사가 제주노선에 잇따라 복항하면서 도내 외국인 관광시장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제주지방항공청 등에 따르면 중국 저비용항공사인 길상항공(준야오항공)은 지난 14일부터 상하이~제주(왕복), 난징~제주(왕복) 노선에서 정기 항공편 운항에 들어갔다. 길상항공은 상하이~제주 노선에 주 3회(화·금·일), 난징~제주 노선에 주 2회(화·토) 운항한다. 그동안 상하이~제주 노선에 정기편을 띄워온 길상항공은 사드 사태가 터진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10개월 가까이 운항을 중단했다. 길상항공의 난징~제주 노선은 1년 1개월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난징~제주 노선에 전세기만 운항했던 길상항공이 처음으로 이 노선에 정기편을 투입해 고무적으로 받아들인다. 앞서 중국 춘추항공도 지난해 11월부터 중단했던 제주노선에 복항하는 등 제주~중국 노선이 점차 숨통이 트이고 있다.

단순히 하늘길만 열리는 것이 아니다. 중국 골프 관광객도 대거 제주를 찾는다. 도내 골프장과 제휴한 골프 맴버십 서비스 기업인 퍼시픽링스 인터내셔널은 다음 달부터 9월까지 5개월동안 중국인 회원 3000명을 초청해 제주에서 골프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퍼시픽링스 인터내셔널 한국지사측은 중국 회원들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이 기간 제주를 찾는 중국인은 5000∼6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회원들은 한 번 방문할 때마다 5일 가량 머물며 골프와 승마를 즐기고, 관광지를 관람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한동안 금지했던 한국행 단체관광이 서서히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말 중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의 단체관광 정상화 등 경제 보복 조치를 철회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아시다시피 제주관광은 지난해 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74만7986명으로 전년(306만명)보다 무려 75.5%(231만명)나 감소했다.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온다고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 이들을 겨냥한 싸구려 관광 등 고질적인 문제들이 반복된다면 제주관광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주관광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광업계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야 제주관광이 질적 성장을 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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