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12명 탄 열기구 추락 조종사 사망(종합)

관광객 12명 탄 열기구 추락 조종사 사망(종합)
돌풍에 의해 착륙 실패 재시도 중 추락
탑승객 12명 어깨골절 등 중경상 입어
  • 입력 : 2018. 04.12(목) 18:22
  • 조흥준기자 ch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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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12명을 태운 열기구 착륙 도중 돌풍에 의해 추락했다. 이 사고로 열기구 조종사가 숨지고 관광객들은 어깨골절과 찰과상 등의 상처를 입었다. 사진=조흥준기자

12일 오전 8시 11분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북동쪽 지점에서 13명이 탄 열기구가 돌풍으로 인해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했다. 이 사고로 열기구 조종사이자 업체 대표인 김모(55)씨가 숨지고 탑승객 12명이 중경상(중상 3명·경상 9명)을 입었다.

동부소방서와 목격자 등의 증언에 따르면 열기구는 비행 도중 강한 바람에 휩쓸리며 원래의 착륙 예상 지점에서 벗어나 물영아리 오름 근처에 있는 나무에 걸렸다. 이후 조종사 김씨는 탑승객들에게 자세를 낮추라 지시하고 비상 착륙을 시도했다. 착륙 도중 땅에 강하게 부딪히며 1차 충돌이 있었고, 조정 기능을 상실한 채 바닥에서 끌려가다 인근 나무와 충돌하며 멈췄다. 땅에 부딪히던 충격으로 열기구 안에 있던 탑승객들이 튕겨 나갔고, 조종사 김씨는 마지막까지 열기구 안에 있다가 머리를 심하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려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나머지 탑승객 12명은 어깨골절, 찰과상 등의 상처를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퇴원했다.

착륙지점 근처에서 고사리를 꺾던 목격자들은 "열기구가 착륙하는 것 같더니 갑자기 붕 뜨면서 나무와 부딪쳤다"면서 "물영아리 근처가 잔잔하다가도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부는 곳"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열기구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목적지에 착륙하지 못하다가, 물영아리 오름에서 2차 착륙 중 돌풍 때문에 추락한 것"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항공청은 현장으로 인원을 보내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열기구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총체적 점검을 할 계획이다.

사고 열기구는 계류식(계류장을 만들고 밧줄을 열기구와 연결해 고도 및 위치를 일정 이상 높이거나 이동하지 않는 방식)이 아닌 해외처럼 자유 비행식 열기구로, 해당 운영업체가 지난 5월 국토교통부 제주지방항공청으로부터 항공레저스포츠사업으로 국내 첫 허가를 받아 운영 중에 있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자유 비행식' 열기구 관광 시대를 연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열기구 탑승은 현행 손해보험사 약관에 위험한 스포츠 면책 사유에서 삭제돼 피해자들의 보험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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