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핫플레이스 홍가시숲터널 '싹둑' 이유는?

SNS 핫플레이스 홍가시숲터널 '싹둑' 이유는?
수년째 봄 사진촬영 명소로 인기 방문객 북적
붉은 잎은 사라지고 흉물스런 몰골·쓰레기만
도 "생육상태 불량 심각하다고 진단 받아 정비"
  • 입력 : 2018. 04.12(목) 17:32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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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부터 봄철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큰 인기를 끌었던 서귀포시 하원동 옛 탐라대 입구 홍가시나무들이 싹둑 잘려나간채 흉물스런 모습으로 남아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곳은 완연한 봄부터 초여름까지 붉은색을 뽐내는 홍가시나무들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파란 하늘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북적였던 곳이었다. 홍가시나무는 활엽수의 이파리가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어 마치 꽃이 만개한 듯, 단풍이 든 듯 아름답고 강렬한 경관을 연출한다.

예전 홍가시나무가 아름다웠던 길.



 하지만 기자가 찾은 12일 이곳은 붉은 잎은 커녕 홍가시나무는 밑둥을 드러내고 말라있는가 하면 잘려진 나무 사이로 쓰레기만 나뒹굴고 있었다. 현장에는 예전 기억을 떠올려 이곳을 찾았던 이들이 차를 돌려 나가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됐다.

홍가시나무가 잘려나가 흉한 모습을 보이는 현재 모습.



 이곳을 찾은 김모(25·경기도)씨는 "예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곳의 사진을 보고 봄에 제주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며 "와보고 실제 모습에 너무 실망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곳은 옛 탐라대학교가 국제대와 통합이후 캠퍼스가 방치되면서 사람들의 손길을 닿지 않아 오히려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냈고 그 모습으로 인기를 끌게 된 곳이다. 가지치기가 이뤄지지 않은채 세월이 지나는 동안 나무는 자랐고 숲처럼 터널을 이루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인기를 끌면서 결국 제주도가 관리에 나섰고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숲길은 사라지고 말았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보니 전문기관에 나무의 생육상태 진단을 의뢰했다"며 "그 결과는 충격적이지만 생육불량이 60%정도 진행됐고 잎에는 점무늬병도 발생한 상태로 가만히 둘 경우 고사직전이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진단 결과에 따라 지난해 부분 정비가 이뤄진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모(40)씨는 "봄이 되면 늘 이곳을 찾아 사진을 찍었는데 올해 갔다가 너무 놀랐다"며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으면 명소로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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