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이 70주년을 맞아 국민들 곁으로 한발짝 더 다가서며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제주4.3 알리기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제주4.3 광화문 국민문화제가 성황리에 펼쳐졌다. 지난 3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403 퍼포먼스가 제주4.3 70주년의 서막을 알린 것이었다면, 이날 문화제는 제주와 서울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며 마침표를 찍는 자리였다.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70년, 끝나지 않는 노래'를 주제로, 1부 '4·3 잠들지 않는 노래'와 2부 '평화 콘서트'로 나눠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식전행사로는 제주와 서울의 인디밴드 공연 '혼디 부르게, 바당의 노래'가 진행됐다. 3호선 버터플라이, 씨 없는 수박 김대중, 정흠밴드, 묘한, 사우스카니발, 디오디오, 섬 플레이버, 어쩌다밴드, 극도, 마로가 출연했다.
광화문 국민문화제 1부에는 제주 방언으로 노래를 부르는 밴드 '사우스 카니발'의 무대를 시작으로, 이번 무대를 위해 결성한 '4·3프로젝트밴드', 제주4·3의 아픔을 구현한 마임 '일어나요 할망'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또 제주도를 대표하는 뮤지션 최상돈이 4·3평화 합창단과 함께 '애기동백꽃의 노래' 등을 함께 불렀고, 극단 경험과 상상은 71년 전 관덕정의 열기와 함성을 재현하는 무대를 꾸몄다.
2부 평화콘서트에는 4.3 항쟁을 소재로 한 '잠들지 않는 남도'의 가수 안치환과 대한민국 락의 전설 전인권이 무대에 올랐다. .
이번 무대에서 안치환은 '잠들지 않는 남도 이후' 30여 년 만에 제주4.3 관련 신곡인 '4월 동백'을 발표했다.
안치환은 "31년 전 잠들지않는 남도를 썼는데, 얼마전 4.3 기행을 같이하면서 내가 그 노래에 안주하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며 "그날을 기억하며 4월 동백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식전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광화문 북광장에는 광화문 광장에는 60여 개의 4·3 홍보 부스가 운영됐다. 전통 제주 문화를 소개하는 부스와 4·3 역사 관련 체험 부스에서 4·3과 관련된 볼거리와 배포물을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제공했다. 또 '4·3 예술난장'은 전국에서 몰려든 젊은 예술가들이 꾸리는 자리로, 지역마다 특색있는 예술들을 조합한 무대가 마련됐다.
또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오후 4시 30분 서울 광화문광장 분향소 무대에서 '4.3 학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국 대사관 측에 공개서한과 함께 일반인들의 서명이 담긴 서명지를 전달했다.
이날 비교적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을 찾아 제주4.3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특히 4.3 정보관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2층짜리 컨테이너 건물로 조성된 정보관은 1층에는 제주4.3을 알기 쉽게 정리한 벽보와 4.3 관련 책자들이 전시됐다. 정보관 2층에는 4.3 유가족 증언과, 4.3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영상물들이 선보였다.
주말을 맞아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정보관에 전시된 내용들을 꼼꼼히 살피고 한참 동안 머무르며 많은 정보를 접했다.
앞서 제주4.3 범국민위원회는 지난 3일 403 퍼포먼스에 이어 지난 6일에는 제주4·3 사건의 참상을 문학작품으로 구현해낸 김석범·현기영 선생의 대화 '4·3에 살다'를 진행했다. 또 제주4·3이 한국의 역사임을 알리기 위한 손글씨 쓰기 릴레이 캠페인 '제주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를 진행, 주요 정치권 인사 및 연예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전국 17개 도시에는 추모 분향소도 설치했다.
이날 제주4.3 광화문 국민문화제를 끝으로 광화문 광장에 설치됐던 4.3 추모 분향소와 4.3 정보관 운영도 마무리됐다.
박선후 4.3 범국민위 홍보기획위원장은 "4.3 홍보를 기획하면서 어떻게 4.3을 밖으로
끄집어낼 것이고, 무얼 얘기할 것인지 시작점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로 나섰는데, '제주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릴레이 캠페인과 403 퍼포먼스 등이 제주4.3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