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이례적으로 제주4·3의 아픈 역사를 외면했던 시간을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4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주 4.3사건 70년， 역사정의와 화해를 위한 기도회'를 갖고, 제주4.3사건의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그간 기독교의 폭력성과 잘못을 사죄했다.

이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제주 4?3 70년, 아픈 역사의 정의로운 화해와 상생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제주 4?3사건의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제주4?3 사건은 해방공간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시기, 분단과 냉전체제 안에 장치된 구조적 폭력의 결과였다"며 "이것은 가슴시린 민족분단에 권력을 덧입혀 민중들을 죽음의 공포로 내몰아 버린 통치자들의 만행이며 집단적 광기의 극치였다"라고 제주4.3을 정의했다.

이어 "이 질곡의 역사 속에 교회는 분단과 냉전을 신학적으로 정당화면서 빛을 잃고, 일부는 신앙의 이름으로 자매?형제?부모 그리고 이웃을 총칼 앞에 서게 했다"며 "싸늘한 주검 위에 흙 한줌 뿌릴 시간마저 빼앗긴 수난의 역사 앞에서 교회는 침묵했다"고 반성했다.

더 나아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편을 가르고 등을 돌리며 편견과 아집에 사로 잡혀 스스로 심판자의 자리에 서서 죄악에 동참하였다"라며 "우리 안의 무서운 폭력성을 회개합니다. 우리의 잘못을 사죄합니다. 십자가 아래 화해의 여정에 무릎을 꿇고 참여합니다"라고 기도했다.

이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향후 ▲제주 4?3사건의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할 것 ▲제주 4?3사건의 정의를 구체화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정책적 개혁을 위해 기도 ▲제주 4?3사건을 잊지 않고 함께 기억하는 일에 동참하며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범종교계가 제주4·3 70주년 맞아 추모 열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주 4·3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영산재를 봉행했다. 원불교 역시 3일은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천도재를 봉행한데 이어 광화문 국민문화제가 열리는 7일까지 천도재에 이어 특별법회를 개최한다. 천주교 또한 지난 2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주4·3 희생자와 유족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한 데 이어 오는 7일 오후 3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제주 4·3 70주년 추념 미사’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