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06년 4월 3일 고 노무현 대통령의 4·3위령제 참석에 이어 12년만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추념행사의 위상강화와 '미완의 제주4·3'을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또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해 국가적 추념행사로 위상을 높이겠다"는 대통령 후보자 시절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행방불명인 표석및 위패봉안실을 방문해 술 한 잔을 올려 유족을 위로하고 4·3 영령을 추념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행방불명인 표석에 동백꽃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 추념식 최초로 김정숙 여사와 함께 헌화와 분향을 했다. 김정숙 여사는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헌화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추념식 참석으로 4·3 관련 사업들이 한층 탄력을 받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4·3 유해 발굴사업을 끝까지 해나가고 유족들과 4.3생존 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4·3이념 논쟁의 종지부를 찍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도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며"우리 스스로도 4·3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하고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보수와 정의로운 진보가 '정의'로 경쟁해야 하는 나라가 돼야 하고 공정한 보수와 공정한 진보가 '공정'으로 평가받는 시대여야 한다"며 "삶의 모든 곳에서 이념이 드리웠던 적대의 그늘을 걷어내고 인간의 존엄함을 꽃피울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항구적인 평화와 인권을 향한 4·3의 열망은 결코 잠들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대통령인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인 책무임을 강조했다.

　그는 "4·3의 진상규명은 지역을 넘어 불행한 과거를 반성하고 인류의 보편가치를 되찾는 일이고 4·3의 명예회복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나가는 우리의 미래"임을 강조하고 "제주는 깊은 상흔 속에서도 지난 70년간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외쳐왔다. 그 가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으로 이어지고 인류 전체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로 전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