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원 지사가 1대1구도 요구했다"

유승민 "원 지사가 1대1구도 요구했다"
야권 연대론 제기 배경 공개..당내 반발 확산
원 지사, 겉으론 한국당 비판 속으론 단일화
  • 입력 : 2018. 03.30(금) 11:13
  • 위영석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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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남경필 경기지사가 탈당 선언을 하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정병국 전 대표가 제주도청을 찾아 1시간 20분 가량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한라일보DB

원희룡 제주지사가 6.13지방선거에서 재선을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유일한 현역 도지사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그동안 일관되게 여러번 제주지사 선거에서 일대일 구도를 희망해왔다"면서 그것을 위해서 저도 노력을 해보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런 이유때문에 당내 비판과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전제를 달고 29일 대구에서 야권연대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6.13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뚜렷한 광역단체장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현직인 원희룡 지사을 붙잡아 두고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선거구도를 유리하게 이끌어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유승민 대표는 지난 1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과정에서 제주에 내려와 원희룡 지사와 면담한 적이 있다.

유 대표는 면담내용에 대해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당에 남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간략하게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면담에서 원 지사가 당 잔류 조건으로 6월 지방선거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즉 1대1 구도를 요구했던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같은 원 지사의 야권후보 단일화 요구는 당의 정체성이나 공약, 인물론 등을 내세워 도민들의 선택을 받기 못다는 오로지 당선을 위해 선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연대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한국당과는 연대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한국당은 국정농단을 책임져야 할 정당인데 어떻게 연합하는가. 불가능하다"며 연대불가론에 못을 박기도 했다.

이와함께 원 지사도 겉으로는 자유한국당을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정당"이라고 비판하면서 속으로는 야권연대를 요구한 것은 '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 정략적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원희룡 지사가 요구했던 제주지사 후보 '1대1' 구도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면 원 지사의 탈당, 그리고 지방선거 무소속 출마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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