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택가 옆 '쓰레기산'… 행정은 사유지라 뒷짐

제주 주택가 옆 '쓰레기산'… 행정은 사유지라 뒷짐
한림읍, 방치된 고물·무단투기 쓰레기 몸살
주민 "작년부터 민원 넣어도 행정조치 전무"
행정 뒤늦게 "청결명령 내리고 대책 찾겠다"
  • 입력 : 2018. 03.22(목) 17:28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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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림 서부보건소 뒤편의 주택가. 고물과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손정경기자

제주시 한림읍의 한 주택가 인근에 고물과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일 한림 서부보건소 뒤편의 주택가. 골목 입구로 들어서자 약 1685㎡의 사유지 공터 위로 마치 쓰레기 하차장을 방불케 할 만큼 각종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특히 최근 이어진 비 날씨로 인해 악취가 코를 찔렀고 바닥 곳곳에는 깨진 유리조각이나 철제 구조물들이 어질러져 있었다. 며칠 전 강풍이 불었을 당시에는 이 유리조각과 구조물들이 주변 주택으로 날아드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 공터는 지난해까지 고물상으로 이용되다가 관리인이 숨지면서 그대로 무단투기장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민들이 조속한 수거 대책을 행정에 요구하고 있지만 사유지라는 이유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산업폐기물과 폐가전제품, 생활쓰레기 등이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 사진=손정경기자



이 때문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산업폐기물과 폐가전제품, 생활쓰레기 등이 계속해서 유입되면서 쓰레기양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됐다.

이 공터와 집이 바로 맞닿아 있는 주민은 "여름이면 온갖 벌레가 들끓고 악취가 진동해 창문도 제대로 못 연다. 작년부터 수차례 민원을 넣었는데 개선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주민은 "종량제 봉투에 담기지 않은 쓰레기들이 여기 다 버려진다. CC(폐쇄회로)TV라도 설치해 투기라도 막아주든지 해야 하는데 행정은 두 손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가 시작되자 한림읍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림읍 관계자는 "해당 공터는 사유지고 관리인도 갑자기 숨져 대처가 늦었다"며 "우선 토지 소유주에게 쓰레기를 처리하라는 청결유지 명령을 내릴 예정이며 또 다른 방안이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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