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브레이크 없는 가계빚, 눈덩이로 커진다

[사설] 브레이크 없는 가계빚, 눈덩이로 커진다
  • 입력 : 2018. 03.21(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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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의 가계빚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만 좀처럼 먹히지도 않는다. 가계빚이라는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를 정도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빚이 지역경제의 뇌관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어 큰 일이다.

한국은행 제주지역본부가 내놓은 '최근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가계빚의 취약성을 일깨우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13조8000억원(전국의 1.4%)을 기록했다. 2016년말 11조3000억원보다 21.5% 증가한 것이다. 불과 1년새 2조4000억원이 늘어났다. 물론 가계대출 증가세는 2016년 하반기 정점(11월 41.5%)을 찍은 후 둔화되기는 했다. 하지만 그 증가세는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전국 7.3%)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GRDP(지역내총생산)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2016년 GRDP 대비 81.3%로 2015년(53.1%)보다 28.2%포인트 높아졌다. 전국평균(59.6%)에 견줘 21.7%포인트 웃도는 등 경제규모에 비해 부채비율이 전국에서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

제주지역의 가구당 가계대출도 만만치 않다. 그 규모가 수도권을 제외한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제주지역은 가구당 가계대출 금액은 5866만원으로 2015년(3628만원)보다 2238만원이 늘었다. 수도권(5976만원)을 제외한 여타 지역(전국 4913만원) 중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다. 2010년만 하더라도 2295만원에 그쳤던 도내 가구당 가계대출이 6년새 무려 2.5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도민들의 빚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앞으로 대출금리가 들썩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바로 미국발 금리인상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일자리가 속속 늘어나는 등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금리 인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 역시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자영업자의 경우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부도확률이 다른 사람에 비해 3배 정도 더 높다는 보고서가 얼마전 한국은행에서 나온 바 있다. 때문에 우리에게 곧 닥칠 글로벌 금리 상승에 미리 대비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다중채무자 등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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